"아프면 갈 곳 있는 도시", 광주가 ‘의료 유토피아’를 실험하다
2025-11-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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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갈 곳 있는 도시", 광주가 ‘의료 유토피아’를 실험하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몸이 아플 때 갈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던 시대는 끝났다. 예방부터 치료, 응급상황 대처까지, 시민의 건강을 도시가 직접 책임지는 광주광역시(시장 강기정)의 담대한 ‘의료 실험’이 시민들의 일상 깊숙이 뿌리내리며 대한민국 공공의료의 새로운 표준을 써 내려가고 있다.
####우리 동네 주치의, ‘통합건강센터’
더 이상 이곳저곳 헤맬 필요가 없어졌다. 광주 동구와 서구에 문을 연 6곳의 ‘통합건강센터’는 흩어져 있던 보건소의 기능을 한데 모은 우리 동네 ‘건강 허브’다. 혈압 체크부터 치매 검진, 정신 건강 상담까지, 특히 질병에 취약한 어르신들이 문턱 없이 드나들며 치료가 아닌 ‘예방’ 중심의 맞춤형 건강 관리를 받는 든든한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다.
####약 대신 ‘관계’를 처방합니다
몸의 병만큼 무서운 것이 마음의 병이다. 광주는 전국 최초로 약 대신 운동과 대화, 관계 형성을 처방하는 ‘사회적 처방 건강관리소’를 열었다. 이곳은 외로움과 고립감에 시달리는 시민들에게 함께 땀 흘리고 소통하며 삶의 활력을 되찾게 하는 특별한 ‘마음 병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골든타임’을 지키는 응급실 내비게이션
‘응급실 뺑뺑이’라는 말은 이제 광주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시가 자체 개발한 ‘원스톱 응급의료 플랫폼’은 지역 모든 응급실의 병상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첨단 시스템이다. 119구급대와 병원이 이 ‘응급실 내비게이션’을 통해 환자에게 가장 빠르고 적절한 병원을 찾아주면서, 1분 1초가 급한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켜내고 있다.
####한밤중 아이의 눈물, 도시가 닦아주다
늦은 밤이나 휴일, 갑자기 아이가 아플 때 부모의 애타는 마음을 헤아린 ‘공공심야·달빛어린이병원’은 이미 6만 명 이상이 다녀간 광주의 대표적인 히트 정책이다. 응급실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하게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수 있어, 부모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가 되었다. 광주에서 시작된 이 모델은 이제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