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4년 80억' 잭팟…FA 박찬호 기아 떠나 '이 구단'으로 진짜 갔다
2025-11-1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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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최고 수비 유격수의 파격적 FA 계약
프로야구 2026 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힌 유격수 박찬호가 결국 두산 베어스와 4년 총액 80억 원 계약을 체결하면서 새 둥지를 찾았다.

두산은 18일 공식 발표를 통해 계약금 50억 원, 연봉 총액 28억 원, 인센티브 2억 원으로 구성된 조건에 박찬호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산이 외부 FA 영입을 위해 이 정도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그만큼 내야 보강이 절실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두산은 박찬호에 대해 리그 최고 수준 수비 범위와 안정성을 갖춘 유격수이며 젊은 내야진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줄 수 있는 자원이라고 평가했다. 팀 관계자는 리드오프 역할과 공격적인 주루 센스 역시 뛰어난 만큼 팀의 역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재석, 박준순, 오명진 등 신예 내야수들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주전 유격수 공백이 명확했던 두산에게 박찬호는 가장 이상적인 카드였다.
기아→두산, 결국 이적한 박찬호의 소감
박찬호는 두산 구단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두산 야구를 보며 꿈을 키웠으며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 매우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야구 모토가 항상 ‘허슬’이었으며 두산의 상징인 ‘허슬두’와 잘 어울리는 플레이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또 12년간 자신을 응원해준 기아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기며 그 사랑을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박찬호 커리어 재정리…그는 누구인가?
박찬호는 2014년 기아 타이거즈에 2차 5라운드 50순위로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유격수 자리를 지켰다. 그는 지난해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1군 통산 기록은 1088경기 타율 0.266, 23홈런, 353타점, OPS 0.660이며 올해는 134경기 타율 0.287, 5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공격 지표는 리그 평균 대비 높은 편은 아니지만 수비 이닝과 기여도는 최상위권이다. 올 시즌 1114⅓이닝을 소화하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유격수 수비 이닝을 기록한 것 역시 그가 가진 가치를 증명하는 수치다.

두산 내야 변화, 본격 시작됐다
두산은 새 시즌을 앞두고 내야진 세대교체를 내세웠지만 주전 유격수 자리를 확실히 책임질 선수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유찬이 541이닝으로 가장 많은 유격수 이닝을 소화했지만 안정성 면에서 보완이 필요했고 박준영은 은퇴를 결정하면서 다음 시즌 유격수 전력은 더욱 얇아졌다.
이 상황에서 FA 시장에 나온 박찬호는 두산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자원으로 평가됐고 두산은 과감한 선택을 통해 전력 공백을 메우는 데 성공했다.
두산은 구단 특성상 외부 FA 영입이 매우 드문 팀이다. 홍성흔 재영입(2013), 장원준 영입(2015), 양의지 재영입(2023)에 이어 박찬호가 역대 네 번째 외부 FA 영입 사례가 된다. 특히 두산에서 처음 유니폼을 입는 외부 FA는 장원준 이후 9년 만이며 박찬호는 두 번째다. 구단 역사와 투자 패턴을 고려하면 이번 계약은 전략적 변화가 반영된 중요한 지점이다.

보상 문제 그리고 '거품' 논란
박찬호는 FA A등급 선수이기 때문에 두산은 기아에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 1명과 전년도 연봉의 200% 또는 전년도 연봉의 300% 중 하나를 선택해 지급해야 한다. 박찬호의 작년 연봉 기준 보상액은 9억 원 또는 13억5000만 원이며 기아가 어떤 형태를 선택할지가 팬들 사이에서 가장 큰 관심사다.
젊은 투수나 내야 자원이 보상선수 후보로 언급되고 있지만 이는 구단 발표 이후에야 확정된다.
박찬호가 FA가 되기 전부터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그의 몸값을 둘러싼 거품 논란이 반복돼 왔다. 공격 지표인 OPS 0.660을 기준으로 보면 리그 정상급 유격수에게 기대하는 공격 기여도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KBO 리그의 유격수 포지션은 희소성이 매우 높고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춘 선수는 시장에서 높은 가치가 형성된다. 특히 두산처럼 주전 유격수 공백이 뚜렷한 팀에게 박찬호는 ‘필요한 퍼즐’로 평가됐고 이는 계약 규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명가 재건 시작한 두산 베어스
두산은 지난달 20일 김원형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면서 전력 구조 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유격수 자리는 팀 수비력과 경기 운영 밸런스에서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기 때문에 박찬호 영입은 단순한 전력 보강을 넘어 내야진 재편의 중심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두산은 이번 박찬호 FA 계약을 시작으로 내야 안정성과 젊은 선수 성장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