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와 키위 함께 두지 마세요…같이 보관하면 ‘상극’인 과일 알아보니...
2025-11-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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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 촉진하는 ‘에틸렌’ 배출 유의
평소 과일을 맛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신선한 것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보관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데, 알고 보면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 함께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은 ‘상극 과일’들이 있다. 바로 ‘바나나와 키위’ ‘사과와 배’ 등이다. 이 과일들은 대체 어떤 이유로 함께 두는 것을 조심해야 하는 것일까?

그 답은 바로 ‘에틸렌’ 성분에 있다. 에틸렌은 과일과 채소가 익어가는 과정에서 숙성을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천연 호르몬의 일종이다. 자칫하면 일부 과육을 무르게 하거나 엽록소를 분해해 변색시킬 수 있다. 특히 바나나는 에틸렌을 많이 배출하는 과일 중 하나로, 다른 과일과 함께 보관하면 숙성을 가속화하는 영향을 준다.
이때 키위는 에틸렌에 민감한 과일로 꼽힌다. 때문에 바나나 가까이에 함께 보관할 경우 쉽게 무르거나 상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과도 마찬가지로 에틸렌 성분이 활발하게 생성되는 과일 중 하나다. 수확한 후에도 작은 구멍인 기공을 통해 가스로 에틸렌을 배출한다. 사과뿐 아니라 복숭아, 토마토, 살구, 아보카도, 자두 등도 에틸렌이 잘 생성되는 과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감, 배, 오이 등은 키위처럼 에틸렌이 많은 과일과 함께 두면 더욱 쉽게 부패할 수 있는 과일과 채소이다. 또한 브로콜리·파슬리·시금치의 경우 에틸렌이 많은 과일·채소와 보관하면 누렇게 변색될 수 있다. 당근도 쓴맛이 증가할 수 있으며 양파는 쉽게 건조해질 수 있다. 아스파라거스는 조직이 질겨져 식감이 떨어지고 양상추에는 반점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면 ‘바나나와 키위’ ‘사과와 배’ 등 서로 에틸렌이 상극이 되는 과일을 함께 보관해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때는 랩이나 비닐을 활용해 보자. 에틸렌을 배출하는 과일은 하나씩 랩 등으로 감싼 뒤 보관하면 다른 과일들이 물러지는 것을 보호할 수 있다.
물론 에틸렌 생성이 많은 과일과 채소는 덜 익은 농산물의 맛을 증가시키는 후숙을 위한 방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떫은 감이나 덜 익은 바나나 등을 에틸렌을 배출하는 과일·채소 등과 같이 보관하면 성숙·착색이 촉진돼 후숙 효과를 얻는다.
과일 보관은 어디에 두느냐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무엇과 함께 두느냐’도 중요하다. 에틸렌의 성질을 이해하고 과일별 상극 조합을 피하기만 해도 우리가 고른 과일과 채소의 신선함의 수명은 달라질 수 있다. 조금 덜 익은 과일을 빠르게 먹고 싶을 때는 에틸렌을 활용하고, 반대로 오래 두고 즐기고 싶다면 서로 분리해 보관하며 과일 본연의 맛을 선명하게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