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이 내려오고 있다" 강원 양양군 야산에 큰 불... 주민대피령
2025-11-22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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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투입 불가능해지자 산림청·소방·경찰 등 지상 인력 총동원

산림청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16분께 서림리의 한 펜션 인근 야산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산불 발생 지점은 양양군과 인제군 경계 인근 지역으로, 해가 진 이후 산불 진화 헬기 투입이 불가능해지자 산림청·소방·경찰 등 지상 대응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됐다.

산림 당국은 진화 장비 93대와 인력 356명, 열화상 드론 등을 투입해 불을 끄고 있다.
불길은 방태산 7~8부 능선에서 아래쪽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당초 초속 4.5m의 강풍이 불던 현장은 현재 바람이 잦아든 상태지만, 야간 시간대라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불 신고가 접수된 직후, 강원소방 상황실에는 "백두대간 정상에서 불길이 내려오고 있다", "불이 점점 커진다"는 내용의 다급한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불길은 바람을 타고 조침령 5부 능선 인근까지 500여m 길이의 띠를 이뤄 아래로 번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양군은 이날 오후 7시 35분쯤 서림리와 갈천, 송천 등 화재 지역 인근 주민들에게 재난 안전 문자를 통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할 것을 당부했다.
산불이 난 양양지역은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며, 현재 초속 4~5m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산림 당국은 23일 일출 시각(오전 7시 15분쯤)에 헬기 13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산림 당국은 불길을 잡는 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0일 강원 인제군에서 난 산불은 전날 오전 큰불이 잡혔다. 인제군 기린면에 산불이 난 건 그제 오후 5시 반쯤으로, 해 질 무렵 산불이 나면서 진화 헬기를 띄우지 못했고 피해 면적이 10ha를 넘기면서 산불 1단계가 내려지기도 했다.
능선 너머로 불길이 솟더니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불씨가 바람을 타고 능선을 넘는 비화 현상도 나타났다. 날이 밝고 진화 헬기가 투입되면서, 산불은 발생 17시간 만인 전날 오전 10시 반 주불이 잡혔다.
통상 11월에는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산불 위험이 커진다. 지난 10년간 11월에 발생한 산불은 평균 17건이지만, 올해는 벌써 20건의 산불이 났다. 산불 피해 면적 역시 8배나 넓다.
최근 강원 산지와 동해안은 건조한 가운데 강한 바람도 불고 있어 산불이 날 가능성이 더 높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예측분석센터 안희영 센터장은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건조 특보가 일주일째 유지가 되고 있다 보니 산불이 발생하기도 쉽고, 발생하면 크게 확산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양양을 비롯한 강원 동해안과 산지 전역에는 현재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에도 비 소식 없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 산행이나 농경지 관리 시 불씨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