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진 않다는데…기상청이 공개한 ‘올겨울 날씨 전망’, 꽤 당황스럽다

2025-11-2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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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밝힌 올겨울 날씨 대반전
건강 위협하는 불규칙한 겨울 날씨

기상청이 24일 발표한 ‘3개월 전망’에 따르면 올겨울은 예년처럼 강력한 한파가 이어지는 형태보다는, 전반적으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평년보다 따뜻한 날이 많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문제는 ‘포근함’이 아니다. 한 달 사이에도 따뜻했다가 갑자기 추워지는 등 기온 변동이 극심한 겨울이 예고되면서, 건강·난방·농업·수산업 등 민생 전반에서 적잖은 혼란이 예상된다.

완전무장 / 뉴스1
완전무장 / 뉴스1

기상청은 12월 기온이 평년(0.5~1.7℃)과 비슷할 확률을 50%,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30%로 제시했다. 내년 1월 역시 평년(-1.5~-0.3℃)과 비슷할 확률이 50%, 평년보다 높은 확률이 30%다. 내년 2월은 평년(0.6~1.8℃)과 비슷하거나 더 높을 확률이 각각 40%씩으로 분석됐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11개국 기상청·관계기관이 사용하는 기후예측모델에서도 12월~2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53~59%로 나타났다.

올겨울이 상대적으로 온화할 것으로 예측된 주요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우리나라 주변의 고기압성 순환 강화다. 가을 내내 스칸디나비아 인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면서 북서태평양으로 향하는 열에너지 공급이 증가했는데, 이는 한반도 주변 고기압 발달로 이어져 기온을 끌어올리는 작용을 한다.

둘째, 티베트 고원 눈 덮임 감소다. 티베트에 쌓인 눈이 적으면 지면에서 대기 상층으로 전달되는 열에너지가 늘어나고, 이로 인해 티베트 상공에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된다. 이 순환이 동아시아로 확장하면서 우리나라 겨울 기온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셋째, 지속적인 지구온난화 경향이다. 지난 53년 동안 우리나라 겨울철 평균기온은 12월 0.2℃, 1월 1.6℃, 2월 2.1℃ 상승했다. 장기 추세가 누적되며 겨울철 기온 자체가 평년보다 높게 형성되는 것이다.

시민들이 잔뜩 움츠린 채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시민들이 잔뜩 움츠린 채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하지만 “따뜻하다”는 말이 결코 편안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가장 큰 변수는 기온의 급격한 널뛰기다. 기상청은 올겨울 기온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12월~내년 1월에 약한 라니냐, 동부 유라시아 적설 증가, 북극해 해빙 감소 등이 겹치면서 찬 대륙고기압이 간헐적으로 한반도로 확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년보다 포근한 날씨 속에서도 갑작스러운 한파가 틈틈이 찾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강수량 전망도 지역별·기간별로 요동칠 전망이다. 12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거나 비슷할 확률이 각각 40%로 제시됐다. 북극해 해빙이 줄어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하해 우리나라에 유입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년 2월은 고기압성 순환의 위치 변화와 적도 성층권 동풍 강화 영향 등으로 평년보다 비·눈이 많을 가능성이 각 40%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강수 현황과 장기 전망을 종합할 때 올겨울 기상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와 우리나라 겨울철 기온 모식도 / 기상청 제공
스칸디나비아 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와 우리나라 겨울철 기온 모식도 / 기상청 제공

이처럼 겨울 기온이 크게 출렁이면 건강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는 체온 조절을 담당하는 자율신경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면역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기온이 하루 사이 10℃ 가까이 오르내리는 ‘롤러코스터 날씨’에서는 감기·기관지염·비염·독감 같은 호흡기 감염이 쉽게 확산되고, 심혈관계 질환 역시 위험도가 높아진다. 특히 고령층·어린이·기저질환자처럼 체온 조절 능력이 약한 계층은 더 취약하다.

전문가들은 기온 변동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중심 체온 유지라고 강조한다. 겉옷 한 벌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며, 목도리·장갑·모자처럼 열 손실을 막는 아이템은 필수다. 실내외 온도 차가 10℃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실내 난방과 환기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면 바이러스 침투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손 씻기·환기·가습과 같은 기본 위생수칙은 기온 출렁임 시 감염 예방 효과가 특히 크다.

유튜브, 연합뉴스TV

면역력 관리를 위한 생활 리듬의 안정성도 중요하다. 규칙적인 수면·가벼운 운동·균형 잡힌 식단은 면역 체계를 지켜주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다. 비타민C·D, 단백질, 항산화 식품 섭취는 회복력 향상에 효과적이며, 과로와 스트레스는 면역 기능을 크게 떨어뜨리므로 피해야 한다. 기침·발열·근육통 등 감기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무리하지 말고 충분히 쉰 뒤 필요 시 진료를 받는 것이 악화를 막는 핵심이다.

포근한 듯싶다가도 갑자기 차가워지고, 건조하다가도 큰 눈 소식이 올 수 있는 변덕스러운 겨울. 기상청의 전망처럼 올겨울의 진짜 변수는 ‘한파 자체’가 아니라 그 속도의 변화일 가능성이 크다. 예측이 어렵고 변화가 빠른 계절일수록 준비와 관리가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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