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심각하네…원화 가치, 금융 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 찍었다

2025-11-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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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00원대 중반까지 치솟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원화 구매력은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현 흐름이 끝이 아니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신호, 정부의 직접 개입에 대한 경계 심리가 동시에 작용하며 1490원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 23일 서울 중구 한 사설 환전소의 환율 현황판 모습. / 연합뉴스
지난 23일 서울 중구 한 사설 환전소의 환율 현황판 모습. / 연합뉴스

2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4.1원 내린 1471.5원에 거래되고 있다. 1472원에 출발한 환율은 소폭 하락하며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환율은 지난달 1400원대를 돌파한 이후 상승세가 지속됐고, 이달 초에는 1450원대를 넘어선 뒤 1500원대 진입을 엿보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4월 초 이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1476.6원까지 올랐다.

달러화 가치가 100선 부근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지만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환율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별 통화의 실질 구매력을 의미하는 실질실효환율(REER)은 10월 말 기준 89.09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88.88) 이후 16년 2개월 만의 최저치다.

원화 가치 하락에는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에 따른 외환 유출 경계와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 확대라는 구조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수출로 확보한 달러가 서학개미를 중심으로 다시 해외 증시로 유출되는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다.

엔화 약세와 함께 AI 거품론에 따른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도 부정적 영향을 줬다. 이달 들어 21일까지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2조 7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21일 하루 동안 2조 8000억원을 팔아 역대 일일 순매도 기록을 경신했다.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 연합뉴스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 연합뉴스

시장에서는 이번 주에도 원화 약세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핵심 변수로는 증시에서 외국인의 추가 매도 여부, 엔화값 약세, 한국은행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기조 확인 여부가 거론된다. 미국 12월 금리 동결 기대가 강화될 경우 원·달러 상방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뉴욕 연방준비은행 존 윌리엄스 총재가 “정책 기조를 중립 범위에 가깝게 하기 위해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발언하면서 12월 연준 금리 동결 기대는 60%에서 30%대로 줄었다. 달러지수는 100선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iM투자증권은 이번 주 환율이 1450~1490원 범위에서 등락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원화 추가 약세 우려가 이어지며 좁은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엔화 흐름,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정도, 1470원대에서 정부 개입 여부가 핵심 변수”라고 전망했다.

신한은행은 환율 전망 범위를 1460~1480원대로 제시했다. 소재용 연구원은 “환율의 무게 중심은 여전히 위쪽에 있다”면서도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경로를 반복 언급하더라도 이번 주 금리 동결 결정은 상당 기간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0.08% 오른 3856.53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은 1.16% 내린 853.96에서 움직이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48억원을 순매수 중이지만 코스닥에서는 1374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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