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빨간 맛’, 광주시 북구의 겨울을 버무리다

2025-11-2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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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빨간 맛’, 광주시 북구의 겨울을 버무리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어르신, 겨우내 드실 김장김치 왔습니다!” 지난 24일, 광주 북구 두암동 노인종합복지관 주차장은 이른 아침부터 갓 버무린 김치의 맛있는 냄새와, 이웃 사랑의 훈훈한 온기로 가득 찼다. ‘김장 나눔, 함께하는 따뜻한 동행’이라는 이름처럼, 북구청과 복지관 직원들이 힘을 합쳐, 우리 주변의 가장 추운 곳에 전할 ‘사랑의 빨간 맛’을 담아내는 데 구슬땀을 흘렸다.

####단순한 김치가 아닌, ‘겨울 양식’

이날 봉사자들의 손끝에서 버무려진 김치는, 단순한 반찬이 아니었다. 혼자 사는 어르신들에게는 겨우내 밥상을 든든하게 채워줄 ‘생명의 양식’이자,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이들에게는 “당신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라는 따뜻한 ‘위로의 편지’였다. 정성스레 담긴 김치통 하나하나는, 차가운 겨울을 녹일 희망의 불씨나 다름없었다.

####775개의 ‘마음’이 배달됩니다

봉사자들의 정성으로 완성된 ‘사랑의 김치’는 관내 경로당 15곳과, 홀로 사는 어르신 760여 명의 집으로 직접 배달될 예정이다. 이는 단순히 김치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고 말벗이 되어드리는 ‘찾아가는 복지’의 역할까지 겸하게 된다. 김치 한 통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끊어졌던 정(情)의 고리가 다시 단단하게 이어지는 순간이다.

####나눔, ‘의무’가 아닌 ‘축제’가 되다

이날 현장은 힘든 노동의 장이 아니었다. 서로 농담을 건네고 웃음꽃을 피우며 김치를 버무리는 모습은, 마치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함께 즐기는 ‘김장 축제’를 연상케 했다. 이웃을 돕는다는 숭고한 가치가, ‘의무’가 아닌 ‘즐거움’이 될 때 우리 사회는 한 뼘 더 따뜻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가장 따뜻한 ‘레시피’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김치의 레시피는 무엇일까. 아마도 좋은 재료에, 넉넉한 인심과 따뜻한 사랑을 더하는 것일 테다. 이날 북구의 ‘나눔 셰프’들이 만들어낸 ‘사랑의 김치’는, 그 어떤 미슐랭 셰프의 요리보다 더 깊고 진한 맛으로, 올겨울 우리 이웃들의 밥상과 마음을 풍요롭게 채워줄 것이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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