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처 없는 차량 때문에 답답했다면…이 상황 해결하는 법이 생긴다

2025-11-3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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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위반 민원 9000건…‘번호 확보’ 제도 개선

연락처가 없는 불법 주차 차량도 앞으로는 차주 전화번호를 합법적으로 확보해 더 빠르게 이동 조치할 길이 열릴 전망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주차장이나 골목에서 이중주차 차량이 옆을 꽉 막아둔 채 사이드브레이크까지 채워놓고 연락처도 없으면 손 쓸 방법이 없다. 급하게 나가야 하는 사람 입장에선 경찰에 전화해도 “조치가 어렵다”는 답을 듣기 일쑤고 지자체에 민원을 넣어도 현장에 바로 와서 빼줄 수 있는 권한이나 수단이 마땅치 않다.

차종이나 공간 여건 때문에 견인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아 결국 현장에서는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 상황이 반복되어 왔다. 이런 ‘연락처 없는 불법·이중주차’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제도 개선이 추진되면서 앞으로는 차주에게 직접 연락해 신속히 이동을 유도하는 방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도로나 주차장에서 주차위반 차량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차량 소유자 전화번호를 요청하고 제공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라고 경찰청과 국토교통부에 권고했다고 25일 밝혔다.

◈ 연락처 없으면 속수무책… 기존 조치 한계

현행 도로교통법과 주차장법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불법 주차 차량에 대해 견인이나 이동 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차주 연락처가 차량에 부착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아 주민 불편이 반복돼 왔다. 국민권익위는 이런 상황으로 국민신문고 등으로 들어온 민원이 작년 한 해에만 9000여 건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자체가 견인을 맡길 대행업체가 없거나 인력과 장비 여건이 부족해 실제로는 견인을 거의 하지 못하는 지역도 많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국민권익위가 세종과 제주를 포함한 전국 228개 지자체를 조사한 결과 2024년 주차위반 견인 사례가 전혀 없었던 지자체는 145곳으로 전체의 63.6%에 이르렀다. 견인 여건이 갖춰진 곳에서도 견인차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차종이나 도로 상황 때문에 견인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어 민원인이 즉각 이동을 요구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어려웠다.

과태료 부과나 안내방송도 당장 차를 빼야 하는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졌다. 과태료는 사후 처분 성격이 강해 도움이 되지 못했고 안내방송은 차주가 주변에 없으면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 그 결과 연락처가 없는 불법 주차는 주민 통행을 막고 안전을 위협하며 응급차나 소방차 같은 긴급 차량의 진입을 늦춰 피해를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는 게 국민권익위의 판단이다.

◈ ‘전화번호 제공 근거’ 법에 새로 만든다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을 경우 수집 목적 외 이용과 제공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주차위반 차량을 이동 조치하는 과정에서 차주 전화번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근거가 도로교통법이나 주차장법에 명확히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자체가 연락처를 요청하더라도 적법성 논란이 있고 현장에서는 전화 연락을 통한 신속한 이동 조치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었다.

국민권익위원회 박홍상 행정문화교육민원과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 권익위에서 ‘불법 주차 조치 위한 연락처 확보 방안 권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권익위원회 박홍상 행정문화교육민원과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 권익위에서 ‘불법 주차 조치 위한 연락처 확보 방안 권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권익위는 이러한 법적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제도 보완을 권고했다. 차량 소유자 전화번호는 지자체 차량 등록 과정에서 리콜 안내와 각종 행정 고지를 목적으로 이미 수집되는 정보인 만큼 불법 주차로 주민 불편이 발생했을 때도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지자체장이 주차위반 차량 이동을 요청하는 경우 차량 등록 정보를 보유한 기관에 전화번호 제공을 요구하고 제공받을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과 주차장법에 관련 조항을 신설하라고 경찰청과 국토교통부에 권고했다.

이 제도가 마련되면 지자체는 견인이나 방송에 앞서 차주에게 직접 연락해 이동을 요구할 수 있다. 주민 입장에서는 좁은 골목이나 출입구를 막은 차량 문제를 더 빠르게 해결할 수 있고 행정기관도 불필요한 견인 절차를 줄일 수 있다. 차주 역시 연락을 받고 스스로 이동하면 견인에 따른 비용 부담과 차량 손상 우려를 피할 수 있다.

국민권익위 양종삼 고충처리국장은 공공기관 간 협조로 연락처 확보가 가능해지면 주민 불편 해소와 행정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불법 주차 당사자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는 불법 주차가 생활과 직결된 민원인 만큼 제도 개선을 통해 반복되는 불편을 줄이고 현장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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