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편성 논의 중…故 이순재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 안긴 KBS 드라마 재조명
2025-11-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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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개소리'로 2024 연기대상 수상
현역 최고령 배우이자 국민 배우로 불린 이순재가 25일 새벽 향년 91세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고인이 남긴 작품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24년 KBS 연기대상에서 구순의 나이에 생애 처음 그에게 대상을 안긴 드라마 '개소리'도 주목된다.

'개소리'는 활약 만점 시니어들과 경찰견 출신 '소피'가 그리는 유쾌하고 발칙한 노년 성장기를 담은 시츄에이션 코미디 드라마다. 2024년 9월 2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총 12부작 방영됐다. 고인을 비롯해 김용건, 예수정, 임채무, 송옥숙, 박성웅, 연우, 김지영, 이수경 등 탄탄한 연기 경력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고인은 극 중 자신의 이름과 같은 '이순재' 역을 맡았다. 드라마 캐릭터 '이순재'는 촬영장에서 벌어진 사건에 휘말리면서 한순간에 ‘국민 배우’에서 ‘갑질 배우’로 오명을 쓰고 도망치듯 거제도로 향한다. 이때 경찰견 은퇴 후 지구대 순경 초원에게 입양된 '소피'라는 개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는 설정으로 소피와의 소통을 통해 극의 살인 사건 등의 미스터리한 일들을 해결한다.

소피 목소리는 배우 배정남이 맡았다. 김용건은 못 하는 것 빼고 다 잘하는 만능 배우 김용건 역을, 예수정은 이순재를 스타로 만들어 준 드라마 작가 예수정 역을, 임채무는 자칭 조명의 달인인 전 조명감독 임채무 역을 맡았다. 송옥숙은 전 방송국 분장사 송옥숙 역을, 박성웅은 이순재의 늦둥이 외아들이자 홍초원의 아빠인 백수 이기동 역으로 분했다. 연우는 2년차 경찰인 신입 지구대 순경 홍초원 역을, 김지영은 홍초원의 엄마인 은하국수 사장 홍은하 역을, 이수경은 김용건의 막내딸이자 이기동과 결혼을 앞둔 의사 김세경 역을 맡았다.
드라마에서 이순재는 극의 완성도와 캐릭터를 위해 망가짐도 불사하며 열연을 펼쳤다. '개소리'를 이끈 김유진 감독은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순재 선생님은 알려진 대로 촬영 중간에 건강이 안 좋으셨음에도 한 신이라도 허투루 임하는 경우가 없으셨어요. 엄청난 책임감과 정신력을 보여주셔서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라는 말로 존경을 표한 바 있다.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이 작품으로 고인은 올해 1월 중계된 ‘2024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생애 처음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지상파 3사 연기대상 통틀어 '역대 최고령 수상'이라는 기록도 썼다.
당시 고인은 이 모든 공을 시청자들에게 돌렸다. 그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온다"며 "시청자 여러분,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현재 '개소리'는 특별편성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KBS는 조이뉴스와 스포츠투데이 등의 보도를 통해 "고 이순재가 출연했던 드라마 ‘개소리’ 특별편성을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고인은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데뷔하고, 1965년 TBC 1기 전속 배우가 되면 본격적인 드라마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고령에도 연극, 드라마, 영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지난해 말부터는 건강이 악화하며 대외 활동을 중단했으나, 이전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와 드라마 '개소리' 등에 출연하며 마지막까지 연기 혼을 불태웠다.
고인의 빈소는 이날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층 3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이다. 조문은 오후부터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