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도 있다…영국 언론 선정, 같은 팀끼리 싸운 '팀킬' 축구 선수들
2025-11-2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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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동료 간 충돌, 선수들의 감정 폭발
25일(한국 시각) 에버튼은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2025~26 EPL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0 승리했다.
에버튼은 전반 13분 이드리사 게예가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몰렸지만 간신히 승점 3점을 따냈다.
이드리사 게예는 같은 팀 동료 마이클 킨의 뺨을 때려 레드카드를 받았다.
해당 사건을 계기로 영국 언론 BBC는 프리미어리그 역사 속 팀 동료 간 충돌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매체는 경기장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서로에게 주먹을 휘두르거나 밀치는 장면을 모았다.

가장 악명 높은 사건은 2005년 4월 뉴캐슬의 리 보이어와 키어런 다이어 충돌이다. 애스턴 빌라와의 홈 경기에서 두 선수는 서로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상대팀 선수인 가레스 배리가 나서서 말릴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결국 둘 다 퇴장당했고 다이어는 3경기, 보이어는 7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다. 이 사건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프리미어리그 최악의 팀킬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2008년에도 비슷한 일이 두 차례 발생했다. 1월 아스널의 니클라스 벤트너와 에마뉴엘 아데바요르가 리그컵 준결승 토트넘전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벤트너는 코에 상처를 입었고 유니폼에 피가 묻기까지 했다.
같은 해 12월엔 스토크시티의 리카르도 풀러가 웨스트햄전에서 주장 앤디 그리핀의 얼굴을 때려 퇴장당했다. 당시 스토크는 1-0으로 앞서던 상황이었지만 결국 1-2로 역전패했다.
2019년 9월 애스턴 빌라의 타이론 밍스와 안와르 엘 가지가 웨스트햄전에서 충돌했다. 밍스는 엘 가지의 수비 태만에 화를 냈고 엘 가지는 박치기를 시도하려 했다.
2024년 1월엔 아스널의 벤 화이트와 올렉산드르 진첸코가 노팅엄전에서 서로를 밀치며 다퉜다. 감독 미켈 아르테타는 오히려 두 선수가 서로에게 완벽을 요구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손흥민도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 7월 그는 에버튼전에서 위고 요리스와 격하게 다퉜다. 당시 경기 하프타임 도중 요리스는 손흥민의 수비 가담에 실패한 손흥민을 거칠게 밀었다.
둘의 언쟁은 라커룸까지 이어졌다. 토트넘 다큐멘터리 '올 오어 낫띵'에서 손흥민이 "뭐가 문제야, 난 잘못한 게 없다"고 소리치고 요리스가 "팀을 위해 뛰어라"고 응수하는 장면이 그대로 공개됐다.
흥미롭게도 두 사람은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LAFC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요리스가 2023년 먼저 이적했고 손흥민이 지난 8월 합류했다. 과거의 불협화음은 온데간데없이 두 선수는 팀의 컨퍼런스 준결승 진출을 함께 이끌었다.
게예는 경기 후 SNS를 통해 "킨에게 먼저 사과의 말을 전한다. 내 행동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 동료, 스태프, 팬, 구단에도 사과하고 싶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다"며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

에버튼은 올드 트래포드에서 퇴장자를 내고도 이긴 최초의 팀이 됐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선수들이 서로를 신경 쓰고 뭔가를 요구하는 모습은 나쁘지 않다"며 게예의 퇴장을 아쉬워하면서도 팀의 결속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