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에서 만나세”…故 이순재 생전 '유퀴즈'서 했던 말 재조명 (+영상)
2025-11-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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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순재, 연기에 대한 끝없는 도전과 사랑
25일 새벽 91세의 나이로 별세한 배우 이순재가 생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남긴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방송에 출연한 그는 70년 가까운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

'유퀴즈' 측은 이날 공식 SNS를 통해 추모 글과 함께 고인의 생전 출연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제작진은 "큰 위로와 즐거움을 전해주신 이순재 선생님께서 별세하셨다"며 "평생 도전을 멈추지 않으셨던 선생님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순재는 당시 방송에서 89세 고령에도 변함없는 연기 열정을 보여줬다. NG를 거의 내지 않는다는 얘기에 그는 "더러 NG 낼 때는 있다. 결정적인 장면에서 그러는 건 아니고 깜빡깜빡하는 경우가 있는데, 열심히 대본을 익히고 촬영 들어가기 전에 맞춰보면 NG 낼 수가 없다"고 말헀다.
그러면서 "배우에게 기억력은 자존심 문제다. 그건(대사를 까먹는 것) 동료들과 후배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는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이순재는 "나름대로는 기억력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 미국 대통령 이름을 외워보거나 한다"며 "연기는 쉬운 게 아니다. 지금도 하다 보면 '이걸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이 있다"라며 솔직한 심경도 전했다.
특히 그는 "어느 시대의 대가가 있을 뿐이지 그것이 그 예술의 끝은 아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일"이라며 겸손한 자세를 드러내기도 했다.
방송에서는 이미 세상을 떠난 절친들을 회상하는 장면도 있었다. TBC 개국 멤버였던 이낙훈, 김동훈, 김성옥, 김순철, 오현경과 이순재까지 6명 중 그가 마지막 생존자였다.
이순재는 "내가 가면 6명이 저승에서 만날 수가 있다"라며 "사람의 생사는 장담할 수 없다. 노력은 하지만 꼭 노력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행복한 건, 공연을 하다가 죽는 것이다. 무대에서 쓰러져 죽는 것이 가장 행복한 죽음이다. 그게 배우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순재는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해 방송과 영화, 연극을 넘나들며 활동했다. '거침없이 하이킥' '개소리' 등 드라마는 물론 '리어왕'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같은 연극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
작년에는 '개소리'로 KBS 연기대상 대상을 받으며 역대 최고령 수상자가 됐다.
유족에 따르면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6시 20분 엄수되며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현역 최고령 배우로 올곧게 연기 인생을 걸어온 그의 마지막 길을 많은 이들이 애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