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영광의 갓난아기와 청년, 한 지붕 아래 미래를 꿈꾸다

2025-11-26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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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영광의 갓난아기와 청년, 한 지붕 아래 미래를 꿈꾸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갓난아기의 울음소리와 청년 창업가의 열띤 토론 소리가 한 건물에서 울려 퍼지는 곳. 지난 9월, 영광에 문을 연 ‘청년육아나눔터’는, 언뜻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육아’와 ‘청년’이라는 두 키워드를 한 지붕 아래 품으며, 대한민국 인구 정책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135억 원의 실험, ‘분리’가 아닌 ‘융합’을 택하다

‘저출산’과 ‘청년 유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영광군의 해법은 과감했다. 총사업비 135억 원을 투입해 지은 이 5층짜리 건물은, 청년 공간과 육아 공간을 철저히 분리하는 대신, 의도적으로 ‘융합’하는 방식을 택했다. 1~2층은 청년들의 취·창업과 문화 활동을 위한 ‘도전의 공간’으로, 3~5층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돌봄의 공간’으로 꾸며졌다.

◆육아는 ‘홀로’ 아닌 ‘함께’…1,848명의 증명

이러한 ‘따로 또 같이’ 전략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특히, 부모들이 품앗이로 함께 아이를 돌보는 ‘공동육아나눔터’는, 독박 육아에 지친 부모들에게 ‘해방구’가 되어주었다. 개관 두 달 만에 무려 1,848명이 이곳을 찾았다는 사실은, 육아가 더 이상 개인이 짊어져야 할 짐이 아닌, 공동체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임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청년이여, ‘실패해도 괜찮아’

청년들에게도 이곳은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단기간 제품을 팔아보며 시장 반응을 살필 수 있는 ‘팝업스토어’는, 창업의 꿈을 가진 청년들에게 실패의 부담을 덜어주는 든든한 ‘안전망’이다. 각종 취업 지원 프로그램과 문화 클래스는, 미래에 대한 막막함에 시달리던 청년들에게 새로운 길을 찾아주는 ‘나침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6년 연속 출산율 1위’의 비밀

6년 연속 합계출산율 전국 1위. 영광의 이 놀라운 신화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청년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일자리’와, 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돌봄’ 환경. 이 두 개의 톱니바퀴가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갈 때, 비로소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가 탄생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영광은 온몸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장세일 영광군수는 “이곳은, 청년의 도전과 가족의 행복이 함께 영글어가는 희망의 인큐베이터”라며, “청년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영광의 미래를 밝히는 가장 큰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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