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통학버스 약속’, 1년 내내 헛바퀴만 돌다 ‘연말 벼락치기’

2025-11-26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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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교육청 ‘통학버스 약속’, 1년 내내 헛바퀴만 돌다 ‘연말 벼락치기’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지난해, 도시 지역 학생들의 고단한 등굣길에 ‘통학버스’라는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은 예산과 행정의 벽에 막혀 표류하다, 이제는 방학을 코앞에 둔 12월에 단 한 달짜리 ‘벼락치기 시범 운행’이라는 초라한 모습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날 선 비판이 제기됐다.

임형석 전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ㆍ광양1)이 11월 21일, 전남도교육비특별회계 2026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전남도교육청 강성근 행정과장에게 시의 동 지역 학생 통학 지원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임형석 전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ㆍ광양1)이 11월 21일, 전남도교육비특별회계 2026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전남도교육청 강성근 행정과장에게 시의 동 지역 학생 통학 지원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예산 없다” 핑계…1년 허송세월

지난 21일, 전남도의회 예산 심사장에서 임형석 의원의 송곳 같은 질타가 터져 나왔다. 그는 “작년 말, 조례까지 개정하며 시 지역 학생들에게 통학 지원을 약속해놓고, 1년 내내 무엇을 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교육청은 당초 지자체와의 예산 분담(매칭)을 계획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사업 전체가 동력을 잃고 1년을 허송세월했다는 지적이다.

◆고작 한 달, 그것도 여수에서만?

더 큰 문제는, 뒤늦게 내놓은 수습책의 실효성이었다. 교육청은 12월 한 달간, 그것도 5개 시 중 여수 한 곳에서만 3대의 버스를 시범 운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임 의원은 “목포, 순천, 나주 등 도시마다 교통 여건과 학생 수요가 제각각인데, 어떻게 단 한 달, 한 지역의 결과물로 전체를 위한 정책을 설계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는 실질적인 데이터 확보가 아닌, 구색 맞추기용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예산 절약’ 꼼수인가, ‘행정 무능’인가

임 의원은 이 모든 과정의 배경에, 교육청의 ‘예산 아끼기’ 꼼수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그는 “처음부터 예산을 아끼려는 생각에 이것저것 재다 보니,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결과를 낳은 것 아니냐”며, 학생들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해야 할 교육 행정의 본분을 잊었다고 질타했다.

◆“약속은 약속…내년엔 반드시 달려야”

임형석 의원은 “시작이 늦었고 과정이 미흡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범 사업이 내년 전면 확대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2026년 새 학기에는 전남의 모든 도시 지역 학생들이 차질 없이 통학버스에 오를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1년의 기다림에 지친 학생과 학부모들의 시선이, 이제 교육청의 ‘마지막 약속’에 쏠려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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