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의 겨울밤, 빛으로 쓰내려간 한 편의 동화
2025-11-26 15:22
add remove print link
전남 나주의 겨울밤, 빛으로 쓰내려간 한 편의 동화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차가운 어둠이 내려앉은 도시의 공원이, 별들이 쏟아져 내린 마법의 숲으로 다시 태어났다. 전남 나주시가 빛가람 호수공원 일대를 거대한 캔버스 삼아, 빛과 자연, 그리고 상상력을 엮어낸 야간 축제 ‘빛가람 빛정원 페스타’로 삭막한 겨울밤에 따뜻한 감성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나비의 날갯짓, 별빛 마차를 이끌다
이곳에서의 밤 산책은, 한 편의 동화책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여정과 같다. 관람객의 첫걸음은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빛의 꽃과 그 주위를 맴도는 나비들의 환영으로 시작된다.
도시의 새로운 비상을 상징하는 나비의 날갯짓을 따라가다 보면, 하늘에서 떨어진 별 조각을 실어 나르는 ‘빛의 마차’를 마주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조형물을 넘어, 자연과 사람,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상의 연결고리로서 아이들에게는 꿈을, 어른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선물한다.
◆음악이 흐르는 다리, 달빛이 머무는 호수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호수를 가로지르는 ‘여울다리’다. 다리 전체를 감싼 조명은 관람객의 발걸음에 맞춰 음표처럼 반짝이며, 평범한 산책을 한 편의 빛의 교향곡으로 승화시킨다. 다리를 건너면, 잔잔한 호수 위로 쏟아져 내린 달빛 조각들이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하며, 보는 이의 마음에 고요한 평온과 휴식을 안겨준다.
◆숲의 정령들과 속삭이는 밤
신비로운 숲길로 접어들면, 마치 숲의 수호신처럼 서 있는 빛의 사슴들과 수백 마리의 반딧불이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은은한 조명과 함께 들려오는 물소리를 따라가면, 거대한 경관폭포에 투영된 미디어파사드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잠시 현실을 잊고 자연의 품에 안겨 온전한 몰입의 시간을 경험하게 하는 치유의 공간이다.
◆과거와 미래를 품은 빛의 성채
이 빛의 여정은 공원 중심부에 우뚝 솟은 ‘빛의 성채’에서 절정을 맞는다. 성벽을 타고 흐르는 빛은 시간의 흐름을, 성채 중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광원은 나주의 역사와 미래 비전을 상징한다. 윤병태 시장은 “이번 축제가 연말연시를 맞은 시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와 설렘을 전하는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며, 빛의 정원이 모두의 마음을 밝히는 겨울 명소로 자리 잡기를 기원했다. ‘빛가람 빛정원 페스타’는 내년 1월 4일까지 매일 밤 10시, 그 신비로운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