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괴롭힌 건 바로 조교들…논산 훈련소 일 터졌다
2025-11-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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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육군훈련소 조교들의 만행
충남 논산의 육군훈련소 조교들이 훈련병을 괴롭힌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입대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훈련병들이 조교에게서 조교 모자와 담배를 구매하도록 강요받아 수백만 원 상당의 금품이 오간 것이다.
이번 사건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훈련소 내 권위형 문화와 조직 관리 허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에 따르면 문제의 조교 2명은 다수 훈련병에게 조교 모자를 빌려주고, 담배를 한 개비당 5만 원에서 10만 원에 판매했다.

조교들은 “군 생활 적응을 도와주겠다”, “편의를 봐주겠다”는 식으로 훈련병들을 설득하며 거래를 진행했다. 조교 모자는 흡연구역에서 신분을 숨길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이를 활용해 훈련병들에게 금지된 흡연을 ‘상품화’한 것이다.
요즘 훈련소에서 조교와 훈련병의 외관을 구분하기 어려워진 점도 사건을 가능하게 했다. 모두 디지털 전투복을 착용하고, 일과 후 활동복으로 갈아입으며 휴대전화 사용까지 허용되는 생활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조교 신분을 식별하기 쉽지 않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조교가 권한을 남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지적이다.
조교들이 이번 거래로 챙긴 금액은 총 150만 원에 달한다. 피해를 입은 훈련병 한 명은 “훈련소 안에서는 흡연이 금지되어 있는데, 걸리지 않도록 해주겠다는 말에 쉽게 거절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훈련병 1인당 피해액은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까지 다양하다.

이번 사건은 지난 9월 국민신문고 민원을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군은 제보를 토대로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방침이다. 조교들에 대한 징계도 이미 진행되었으며, 군 안팎에서는 조교들이 군기교육시설 입소 등 강도 높은 조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건을 단순 개인의 잘못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일부 소대장들이 조교에게 훈련과 행정 업무를 과도하게 맡기면서, 조교 권한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실질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권위형 금품 거래가 반복되는 것은 부대 내 지휘 체계와 조직 문화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육군훈련소는 과거 2023년 일부 기간 동안 훈련병들의 흡연을 시범적으로 허용했지만, 비흡연자의 권리가 침해되는 문제로 인해 두 달 만에 전면 금연 지침으로 돌아간 바 있다. 현재는 금연 규정을 철저히 유지하며 흡연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군은 “조교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훈련병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것이 필수”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훈련소 내 기강을 바로세우고 조직 문화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