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편안히 쉬십시오”...故 이순재, 후배들 배웅 속 영결·발인식

2025-11-2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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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식 사회 정보석…추모사는 배우 김영철·하지원

국민배우 고(故) 이순재가 연예계 후배들의 마지막 배웅 속에 영면에 들었다.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원로 배우 겸 이순재 전 국회의원의 빈소가 지난 25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정부가 故 이순재 씨에게 추서한 금관문화훈장이 빈소에 놓여있다 / 뉴스1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원로 배우 겸 이순재 전 국회의원의 빈소가 지난 25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정부가 故 이순재 씨에게 추서한 금관문화훈장이 빈소에 놓여있다 / 뉴스1

27일 오전 5시 30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이순재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영결식 후인 오전 6시 20분에는 발인이 진행됐다.

영결식 사회는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고인의 사위 역으로 출연했던 배우 정보석이 맡고, 하지원과 김영철이 고인을 기리는 추모사를 읽었다.

추모사에서 하지원은 "존경하고 사랑하는 이순재 선생님, 오늘 이 자리에서 선생님을 보내드려야 한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라며 "선생님의 단단한 목소리가 지금도 어디선가 다시 들려올 것만 같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하지원은 "선생님께 배운 마음과 자세를 앞으로 작품과 삶 속에서 꾸준히 실천해 나가겠다"라며 "작품 앞에서는 정직하게, 사람 앞에서는 따뜻하게, 연기 앞에서는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는,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하지원은 "오늘 이 자리는 선생님의 연기를 사랑해 온 많은 후배들과 선생님의 작품을 통해 웃고 울었던 대중의 마음이 함께 모인 자리라고 생각한다"라며 "부디 편안히 쉬십시오, 저희 후배들은 선생님이 보여주신 마음과 자세를 잊지 않고 이어가겠다"라고 말해 먹먹함을 더했다.

91세로 생 마감한 이순재, 많은 이들의 배웅 속 마지막 길 / 뉴스1
91세로 생 마감한 이순재, 많은 이들의 배웅 속 마지막 길 / 뉴스1

영결식 후 마련된 추모 공간인 KBS는 따로 들르지 않고, 곧바로 장지인 이천 에덴낙원으로 이동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모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재는 지난 25일 새벽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를 끝으로 활동을 잠시 멈추고 건강 회복을 위해 재활 치료에 집중해 왔으나, 끝내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현역 최고령 배우’로서 최근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해 온 이순재의 빈소에는 각계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국민배우 이순재, 91세로 떠나며 마지막 길 배웅 받아 / 뉴스1
국민배우 이순재, 91세로 떠나며 마지막 길 배웅 받아 / 뉴스1

뉴스1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박장범 KBS 사장, 한복디자이너 박술녀, 배우 백일섭·박근형·김영옥·김영철·김용건·김성은·김성환·김학철·김여진·신구·손숙·송승헌·송옥숙·임하룡·유동근·윤경호·윤다훈·이무생·이승기·장동건·장용·조달환·줄리엔 강·최수종·최지우·최현욱·하희라·한지일 등 많은 동료 배우들이 고인을 추모했다. 방송인 김학래, 박경림, 유재석, 조세호, 가수 바다, 이용 등도 빈소를 찾아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25일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빈소를 직접 찾아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금관문화훈장은 문화훈장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문화예술 발전에 뚜렷한 공헌을 한 인물에게 수여된다.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내 시청자광장에 마련된 故이순재의 특별 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애도하고 있다. 고인은 이날 새벽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 뉴스1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내 시청자광장에 마련된 故이순재의 특별 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애도하고 있다. 고인은 이날 새벽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 뉴스1

1934년 11월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이순재는 서울대 철학과 재학 시절이던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 이후 ‘나도 인간이 되련다’, ‘사모곡’, ‘풍운’, ‘보통 사람들’, ‘동의보감’,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허준’, ‘상도’, ‘내 사랑 누굴까’, ‘이산’, ‘엄마가 뿔났다’, ‘베토벤 바이러스’, ‘공주의 남자’, ‘돈꽃’, ‘개소리’ 등 수많은 작품에서 활약했다.

연극계에서도 꾸준히 활동하며 존재감을 이어갔다. 데뷔작 ‘지평선 너머’를 시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청기와집’, ‘말괄량이 길들이기’, ‘베게트’, ‘우리 읍내’, ‘춘향전’, ‘빠담빠담빠담’, ‘세일즈맨의 죽음’, ‘돈키호테’, ‘앙리 할아버지와 나’, ‘그대를 사랑합니다’, ‘리어왕’ 등 굵직한 작품들에 참여했다.

특히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 뚫고 하이킥’과 예능 ‘꽃보다 할배’를 통해 대중에게 더욱 친숙한 이미지를 남겼다.

또한 고인은 1991년 정치권에 입문해,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자유당 후보로 서울 중랑 갑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되며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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