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외국인 사냥’에 밭이 멈췄다~“단속 멈추고, 숨은 일꾼 양지로”
2025-11-2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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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개호, 서삼석, 문금주 세 의원 “정부 강경 단속에 농촌 인력난 가중”~ 무차별적 외국인 단속 중단해야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지금 당장 씨앗을 뿌리지 않으면, 내년 봄 식탁은 황폐해진다. 하지만 전남의 밭들이 멈춰 섰다. 정부의 ‘불법체류자 5개년 감축 계획’이라는 서슬 퍼런 칼날이, 가뜩이나 고령화로 시름하는 농촌의 마지막 숨통마저 끊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민주당 소속 농촌 지역구 이개호, 서삼석, 문금주 의원 3인은 “이것은 단속이 아닌, 농촌 말살 정책”이라며 정부의 무차별적인 ‘외국인 사냥’을 즉각 중단하라고 절규했다.
◆하루 수십 명씩…밭에서, 식당에서, 길에서 사라지는 손길
성명서가 전한 농촌의 현실은 처참했다. 마늘과 양파 파종으로 1분 1초가 급한 지금, 밭과 식당, 심지어 길을 걷던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씩 단속반에 잡혀가고 있다. 그 결과, 인건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이제는 돈을 싸 들고 가도 일할 사람 자체를 구할 수 없는 ‘인력 절벽’에 부딪혔다. 합법적인 신분으로 일하던 노동자들마저 단속의 공포에 질려 일터를 떠나는 악순환이 시작됐다.
◆“불법이라도 없으면 농사 못 짓는다”…현실 외면한 탁상행정
세 의원은 “합법이든 불법이든, 이주노동자 없이는 단 하루도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것이 지금의 농촌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정부가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채, 대안도 없이 ‘단속’이라는 칼만 휘두르는 것은, 농민들에게 “농사짓지 말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숨은 일꾼’ 양성화, 유일한 해법
이에 이들은 근본적인 해법으로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다. 단속만 할 것이 아니라, 한시적으로라도 미등록 노동자들에게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양성화 조치’를 통해, 이들을 ‘숨은 일꾼’에서 ‘당당한 노동자’로 끌어안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3개월 미만의 단기 고용이 대부분인 농업의 특성을 반영하고, 경직된 고용 허가 제도를 유연하게 개선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낡은 제도부터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복되는 ‘단속 전쟁’, 언제까지 지켜만 볼 것인가
세 의원은 “이대로라면, 매년 이맘때 농촌에서는 ‘단속 전쟁’과 ‘인력 대란’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정부가 더 이상 농민들의 절규를 외면하지 말고, 지금 당장 무차별적인 단속을 중단한 뒤, 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정부의 펜 끝에서 시작된 단속 정책이, 농민들의 한 해 땀방울을 모두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