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쌓아놓고 ‘손가락만 빠는’ 교육 예산~“낡은 법 고쳐 아이들 안전 지키자”

2025-11-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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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 쌓아놓고 ‘손가락만 빠는’ 교육 예산~“낡은 법 고쳐 아이들 안전 지키자”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학교를 지으라고 걷어놓은 수천억 원의 돈이, 정작 아이들이 줄어 학교를 지을 수 없게 되자 갈 곳을 잃고 ‘고인 물’처럼 썩어가고 있다.

26일, 전남도의회 정영균 의원은 ‘학교용지부담금’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는 이 막대한 예산의 빗장을 풀어, 낡은 학교를 고치고 아이들의 위험한 통학로를 개선하는 데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영균 전남도의원
정영균 전남도의원

◆‘그림의 떡’이 된 예산, 문제는 ‘법’

문제의 본질은 간단하다. 현행법상 ‘학교용지부담금’은 오직 ‘새 학교를 지을 땅’을 사는 데만 쓸 수 있도록 대못이 박혀있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신규 학교 설립 수요가 급감하면서, 이 돈은 매년 쓰이지도 못하고 이월되는 ‘그림의 떡’ 신세로 전락했다. 정 의원은 “뻔히 쓰지 못할 예산을 매년 편성하고 이월하는 악순환은, 예산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정작 돈이 필요한 다른 교육 분야의 발목까지 잡는 심각한 문제”라고 질타했다.

◆돈은 쌓여가는데…위험에 방치된 아이들

상황은 아이러니하다. 한쪽에서는 수천억 원의 돈이 용도를 찾지 못해 잠자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낡은 시설과 위험한 통학 환경에 아이들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정 의원은 “이미 관련 조례에는 학교를 증축하거나 개축하는 데 이 돈을 쓸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있다”며, “신설 학교 부지 매입이라는 낡은 칸막이를 허물고, 낡은 학교를 고치고, 아이들의 통학로에 안전 펜스를 설치하는 등, 지금 당장 아이들에게 필요한 곳에 돈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랫물’이 막혔으면, ‘윗물’을 뚫어야

하지만 이는 전남도나 교육청의 의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결국 ‘학교용지부담금’의 사용처를 확대하도록 법을 고치는 것은, 교육부와 국회의 몫이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전남도가 교육청과 머리를 맞대는 것을 넘어, 교육부와 국회를 상대로 ‘이 법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이들이 체감하는 곳에 돈을 쓰자”

결국 정 의원의 주장은, 책상 서랍 속에 잠자는 예산이 아닌,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매일매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예산’을 만들자는 것이다. 인구 구조의 변화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낡은 법과 제도의 둑을 허물고 유연한 재정 운영으로 아이들의 안전과 미래를 지켜내야 한다는 그의 외침에, 이제 중앙정부가 응답할 차례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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