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나오네…이제 '커피 한잔' 마시기도 힘들어진다

2025-11-2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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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카페에서도 지갑 두 번 열리는 이유

커피 원두값과 환율이 동시에 치솟으며 국내 커피 가격에도 압박이 본격적으로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가격이 최고점 근처에 머무르고, 산지의 이상기후까지 겹치며 공급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게다가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국내 카페업계는 고가 원두를 높은 환율로 들여와야 하는 이중 부담에 놓였다. 수요는 줄지 않는데 재고는 빠르게 소진돼 가격 상승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커피값 다시 급등 조짐

글로벌 시장에서 커피 원두 가격이 다시 최고점 근처까지 치솟고 있다. 단기간에 요동치는 국제 시세와 환율 변화가 겹치면서 국내 커피 업계는 원가 압박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 뉴욕선물거래소에선 최근 아라비카 가격이 파운드당 3.80달러에 마감하며 고점 구간을 유지하고 있다. 8월 중순 이후 3.70~4.20달러의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고, 이달엔 4.00달러를 넘어서며 과거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7월까지만 해도 2달러대 후반으로 내려오며 안정 기미를 보였지만, 다시 상승 흐름을 타면서 두 달 사이 37% 가까이 올라섰다. 로부스타 역시 비슷하게 덩달아 오르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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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베트남 ‘이상기후’가 부른 공급난

가격을 끌어올리는 직접적 원인은 주요 산지의 이상기후다. 브라질은 우기가 제대로 오지 않아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극심한 건조로 작황이 빠르게 악화됐다. 반대로 베트남은 연이은 폭우로 수확 지연이 이어지며 물량 확보가 꼬였다. 공급은 줄었는데 소비는 줄지 않으니 시장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ICE에 집계된 아라비카 재고는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로부스타 재고 역시 6개월 만에 바닥권으로 내려왔다. 전 세계적으로 커피는 수요 탄력성이 낮아 가격이 올라도 소비가 크게 줄지 않는 특성도 가격 지지 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 카페업계 ‘원가 이중고’

한국 커피업계는 당분간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보통 3~6개월치 원두를 미리 쌓아두지만, 과거 저가 시기에 확보한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 들여오는 원두는 고가에 사야 하고, 여기에 환율 악재까지 더해졌다. 7월 초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370원대였지만 최근엔 1470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원두 가격과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 원가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당장 판매가격 인상까지는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지만, 장기적으로 비용 전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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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소비자에게 닥칠 변화

일부 전문가들은 조만간 커피 가격이 다시 한번 조정받을 수 있다고 예측하지만, 지금과 같은 변동성에서는 단기 안정이 쉽지 않다고 본다. 국내 시장에서도 테이크아웃 커피 가격이 천천히 오르거나, 할인 혜택이 축소되는 방식으로 소비자 체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집에서 즐기는 홈카페 역시 원두와 캡슐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커피 수요는 쉽게 줄지 않는 만큼, 합리적인 대체 원두 찾기나 구매 시기 조절 등 소비자의 대응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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