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추적'] “경남이 없었다면 누리호도 없었다”...우주개발의 결정적 기반 경남
2025-11-2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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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의 역할은 ‘지원’이 아니라 ‘설계’ — 10년 넘게 구축해 온 완성형 우주산업 구조
- “중앙은 몰랐던 사실… 누리호의 기술은 경남의 손에서 완성됐다”
- 발사체 산업 생태계의 본진, 사천·진주·창원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국가 우주개발의 상징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또 한 번 성공을 기록했다. 하지만 발사대에서 쏘아 올린 불꽃만큼이나 의미 있게 봐야 할 장면은 남쪽 내륙, 경상남도 곳곳에서 더 조용히 빛나고 있다.
누리호의 동체, 엔진, 구성품, 위성 제작의 절반 이상이 경남 땅에서 완성됐기 때문이다. 이번 성공은 단순히 발사체 기술의 승리가 아니다. 지역 기반 산업과 지방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결합한 새로운 우주경제 모델의 첫 성과다. 그 중심에는 경남도가 서 있다.
■ 경남—“누리호 산업 생태계의 본진” 누리호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민간 제작 기업은 경남에 있다. 사천·진주·창원 일대는 이미 ‘한국형 우주항공 벨트’로 불릴 만큼 기업·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조립·검증을 맡으며 산업 생태계의 중심축이 되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두원중공업, 현대로템 등 지역 기업들은 구조체·추진계·전장 시스템 등 핵심 부품을 공급했다. 이 생태계를 오랫동안 유지·확장해 온 것이 바로 경남도다. 단일 발사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산업 기반”이며, 경남은 그 기반을 10년 넘게 만들어왔다.
■ 경남도의 전략은 “지원”이 아니라 “구조 설계”였다 경남의 접근은 단순한 보조금 정책이 아니다. 경남도는 다음 3가지 구조로 우주산업을 설계했다. ① ‘기업–연구–인재’ 삼각 구조 구축 경남도는 기업 중심이던 항공·우주 기술을 대학·연구기관으로 확장하는 데 집중했다. 경상국립대,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우주연구기관과 협력해 엔지니어링, 기계·전기 장비, 위성통신 분야 전문 인력 교육을 체계화했다.
이는 발사 성공 이후에도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지역기반 기술 인력 풀’로 이어지고 있다. 다른 지역이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이유다. ② 중견·중소 협력사 보호—하청 구조의 ‘안전판’ 역할 우주산업은 대기업이 주도하지만 실제 조립과 제작은 수십 개 중소기업이 맡는다.
경남도는 협력사 설비 투자, 공동 기술개발 지원, 원가 부담 완화 등을 통해 ‘대기업 중심 구조에서 중소기업이 사라지지 않는 모델’을 꾸준히 만들어왔다. 이는 누리호 제작 과정에서 불량률 감소, 공급망 안정성 확보라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다.
우주항공청 개청 기반 마련—‘행정·정책 수도 경남’ 구상 국가 우주정책을 총괄하는 우주항공청이 경남 사천에 들어선 것은 우연이 아니다. 경남도가 10년 넘게 항공·우주 산업 기반을 구축해 왔다는 ‘정답지’ 때문이다.
우주항공청 개청은 단순한 기관 유치가 아니라 경남을 대한민국 우주정책의 심장으로 만드는 제도적 완성이다.
■ 누리호 성공은 ‘경남형 우주경제’ 모델의 첫 결실 누리호 4차 발사는 민간 주도 발사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민간 기업의 역할이 커진다는 것은 곧 지역 산업의 주도권이 커진다는 뜻이다.
경남도는 이번 성공을 계기로 다음 3가지를 목표로 세우고 있다. 반복 발사 기반 조성, 발사체 고도화, 엔진 신뢰성 데이터 확보 우주산업 글로벌 수주 시장 진출, 구조체·위성·발사 서비스까지 확대 ‘경남형 우주산업 클러스터’ 완성, 사천·진주·창원을 중심으로 공정·연구·테스트 통합 단지 구축 즉, 이제 경남은 단순한 조립 기지가 아니라 완성형 우주산업 도시로 진화할 채비를 끝마쳤다.
■ 서울은 몰랐던 이야기 이번 누리호 성공을 취재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서울과 중앙기관이 조명하지 않는 ‘지역 생태계의 저력’이었다. 발사 당일, 고흥 나로우주센터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될 때 사천과 창원에서는 밤샘 근무가 이어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볼트 하나, 배선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모든 게 무너지는 산업이다.
그 현장의 기술자, 연구원, 중소기업 대표들의 공통된 말은 단 한 문장이었다. “경남이 아니면 못 합니다.” 국가 우주개발은 중앙의 예산으로 움직이지만, 실제 기술은 지역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경남도가 누리호 성공의 조용한 주역으로 평가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결론은 누리호의 불꽃은 경남을 향하고 있다 이번 성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반복 발사, 산업 고도화, 우주항공청의 정책 집행이 현실화되면 한국 우주항공산업의 지도는 ‘서울–대전–고흥’이 아니라 ‘사천–진주–창원’이라는 새로운 삼각축으로 재편될 것이다.
누리호는 하늘로 날아올랐지만, 그 발사 에너지는 결국 경남 산업과 지역 경제에 내려앉아 새로운 성장을 만들 것이다. 우주항공 시대의 진짜 승부처는 발사대가 아니라 그 뒤에서 쌓아올린 지역의 기술·사람·정책이라는 사실을 경남도가 증명하고 있다.
현재 누리호는 27일 새벽 1시 13분 00초에 발사된 바, 1시 55분경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과 첫 교신을 통해 태양전지판의 전개 등 위성 상태가 정상임을 확인한 후 부탑재위성 12기 중 5기는 지상국과 교신을 완료했고, 나머지 7기 중 일부는 첫 교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교신하지 못 한 위성의 경우 예정된 일정에 따라 추가 교신을 계속 시도한다.
한편 박완수 도지사는 27일 입장문을 통해 “330만 도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누리호의 성공, 그 시작은 경남이었다. 이번 발사는 대한민국 우주항공 분야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이자, 경상남도가 세계 우주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