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굽기 전 미리 '이 액체'에 재워두면, 찝찝한 고기 냄새가 안 납니다
2025-11-2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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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삼겹살을 위한 꿀팁
집에서 고기를 굽다 보면 냄새를 줄이거나 풍미를 더하기 위해 소주를 활용하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특히 삼겹살을 굽기 전 소주에 살짝 재워두면 맛이 더 좋아진다는 말은 오래전부터 전해져 왔다. 유튜브 채널 '김대석 TV'에서도 소개한 팁이다.
이 방법이 단순한 생활 요령인지, 아니면 조리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는지 차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소주에 재웠을 때 나타나는 첫 번째 변화, 잡내 감소
삼겹살에는 돼지고기 특유의 미세한 비린 향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소주를 고기에 뿌리거나 잠시 재워두면 이 향이 약하게나마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이는 소주의 알코올이 휘발성 냄새 분자를 함께 날려보내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휘발 속도가 빠르고 냄새 성분을 함께 끌어올리는 성질이 있어 표면의 향을 약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이 효과는 고기 자체의 품질에 따라 달라지므로, 신선한 삼겹살이라면 소주를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깔끔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즉, 소주는 냄새 제거의 보조적 역할을 할 수 있을 뿐 필수적인 조리 과정은 아니다.
◆ 지방 분해와 불맛 강화?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변화
소주를 사용하면 고기의 기름이 덜 느끼해진다는 말이 있지만, 과학적으로는 사실과 다르다.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일반적으로 16~20도이며, 이 정도의 농도는 지방을 분해할 만큼 강하지 않다. 또한 알코올이 빠르게 증발하기 때문에 고기 내부의 구성 성분에 깊이 관여하지 못한다. 그뿐 아니라 소주를 사용하면 불맛이 살아난다는 주장도 있지만, 조리 과정에서 알코올이 금세 날아가기 때문에 고기에 불 향이 배는 효과는 거의 없다. 삼겹살에서 즐기는 특유의 풍미는 기름이 떨어지며 생기는 연기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 표면 조리 속도 조절과 풍미 변화의 실제 영향
삼겹살을 굽는 중간에 소주를 불판에 붓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불판 온도가 일시적으로 떨어지면서 고기 표면이 바삭하게 굽히는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진다. 조리 속도 자체가 달라지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맛에 결정적 영향을 줄 만큼 크지는 않다. 고기를 촉촉하게 만드는 기능도 제한적이며, 고유의 육즙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소주가 고기의 풍미를 특별하게 바꾼다는 주장도 있지만, 알코올이 모두 증발하고 나면 고기에 남는 향은 거의 없다. 실제로 풍미를 강화하고 싶다면 소금, 후추, 마늘, 대파 또는 로즈마리처럼 향 성분을 직접 전달하는 재료가 훨씬 효과적이다.
◆ 그렇다면 소주에 재우는 조리법은 쓸 필요가 있을까
여러 요소를 종합하면 소주에 재우는 과정은 고기의 잡내를 약간 줄이는 수준의 효과만 제공할 뿐이다. 삼겹살의 맛과 식감을 크게 바꾸거나 건강 측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고기의 상태가 좋고 기본 양념이 잘 갖춰졌다면 굳이 소주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나치게 오래 재울 경우 수분이 표면에 남아 오히려 고기가 덜 바삭하게 구워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사용이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굽기 직전 고기 표면에 소량만 뿌려 가볍게 휘발시키는 정도가 적당하다.

◆ 삼겹살을 더 맛있게 굽고 싶다면?
풍미를 높이고 싶다면 검증된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소금과 후추는 고기의 기본 맛을 가장 선명하게 살려주며, 구울 때 마늘이나 대파를 곁들이면 향이 은은하게 고기에 배어든다. 취향에 따라 로즈마리 한두 줄기를 올리면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를 잡고 산뜻한 향을 더할 수 있다. 잡내 제거에 대한 목적이라면 소주보다 맛술이나 청주가 더 안정적이고 향 전달도 자연스럽다. 결국 좋은 고기, 적절한 온도, 그리고 기본에 충실한 조리법이 삼겹살 맛을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