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회서 결국 터졌다…6.6→10.3% 폭등하며 유종의 미 거둔 ‘한국 드라마’
2025-12-0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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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시대를 넘어, 우리의 연대와 성장
90년대 아날로그의 따뜻한 감성을 되살리다
tvN 토일드라마가 마지막 회에서 결국 두 자릿 수 시청률을 돌파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정체는 이준호·김민하 주연의 ‘태풍상사’. IMF 시대를 견뎌낸 평범한 사람들의 연대와 성장기를 담아낸 이 작품은 종영과 함께 자체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방송된 최종회는 전국 가구 평균 10.3%, 최고 11.4%를 기록했다. 수도권 역시 평균 10.7%, 최고 12.1%까지 치솟으며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2049 타깃 시청률 또한 전국 평균 2.9%, 최고 3.3%로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6.6%(최고 7.6%)에 그쳤던 시청률이 단 하루 만에 두 자릿 수를 넘어선 것은 드라마 전체 흐름 속에서도 상징적인 반전이다.
◆ 음모의 실체 드러난 최종회…‘태풍 정신’의 완성
최종회에서는 표현준(무진성)이 외국 기업과 손잡고 다본테크 냉각팬 특허를 빼앗으려 했던 음모가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태풍상사는 이윤보다 상생을 택하며 기술을 모두에 공개하는 결정을 내렸고, 강태풍(이준호)은 가압류 해제를 위해 3,000만원에 공장을 낙찰 받는 과감한 행동에 나섰다.
표현준의 계획은 연이어 무산됐다. 결국 그는 표상선 건물 담보 대출 시도, 태풍상사 폐업 추진 등 무리한 선택을 하다가 아버지 표박호(김상호)를 위험에 빠뜨렸고, 강태풍은 다시 ‘아스팔트 사나이’로 변해 그를 구해냈다. 차용증을 되찾은 태풍은 다시 사장 자리로 복귀했고, 배임·횡령·금융 조작·방화 혐의를 받은 표현준은 결국 긴급 체포됐다.

◆ 시간은 흐르고, IMF는 끝났다…각자의 자리에서 피어난 ‘꽃’
2001년, 대한민국이 IMF 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난 시점. 태풍상사 역시 긴 위기를 지나 활력을 되찾았다. 강태풍은 마침내 어엿한 ‘진짜 사장’이 됐고, 대학 졸업장은 없어도 상사맨으로서 능력을 증명한 오미선(김민하)은 과장으로 승진했다.
고마진(이창훈) 차장은 동료애와 가족애로 회사를 단단하게 지탱했고, 돌아온 차선택(김재화) 부장은 여전히 컴퓨터보다 빠른 주판 실력을 자랑했다. 구명관(김송일) 상무는 묵묵히 회사를 뿌리내렸고, 배송중(이상진) 과장은 X세대 특유의 민첩함으로 회사의 실무를 이끌었다.
태풍상사 밖의 사람들도 제자리에서 인생의 꽃을 피웠다. 왕남모(김민석)는 오미호(권한솔)와 결혼해 가정을 꾸렸고, 정정미(김지영)는 미선 가족의 일원으로 오범(권은성)을 따뜻하게 품었다. 각자의 고단한 시간을 견뎌낸 이들은 서로를 붙잡으며 ‘또 다른 내일’로 걸어갔다.

◆ 90년대의 온기와 낭만, 복원이 아닌 ‘되살림’
‘태풍상사’가 재현한 1990년대는 단순한 복고가 아니었다. 당시 서울·부산의 모습을 생활의 결이 살아있는 공간으로 촘촘히 구성해냈다. 붐비는 1호선 지하철, 달동네의 소박한 풍경, 수출·달러가 오가던 부산항의 생동감이 화면 속에서 다시 살아났다.
드라마 전반에 담긴 ‘꽃’의 상징도 인상적이다. 태풍이 정성스럽게 접목해 키운 강장미, 정미와 미선에게 건넨 코스모스, 을녀에게 전해진 프리지아 등은 당시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을 표현하는 가장 따뜻한 방식이었다. SNS도 없던 시대의 ‘아날로그 감성’이 극 속에서 깊은 울림을 만들었다.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연대의 힘을 보여준 드라마
극은 인물들의 연결과 연대를 통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메시지를 현실로 구현했다. 생면부지의 박윤철(진선규)을 끝까지 외면하지 않은 태풍과 정차란(김혜은), 한때 야반도주했던 윤성을 가장 먼저 품어준 태풍과 정미, 기억을 잃어가도 가족을 향한 마음만은 놓지 않았던 염분이(김영옥) 할머니까지. 혈연을 넘어선 공동체의 힘이 극의 중심을 지탱했다.
이들의 연대는 단순한 감동 서사가 아니라, IMF라는 시대적 위기를 버텨낸 평범한 사람들의 실존적 기록에 가까웠다. 태풍은 마지막까지 “나의 사람들을 위해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이는 시청자들에게도 2025년의 현실 속에서 유효한 위로와 의지를 전달했다.

◆ 시청자 반응 “시즌2 가자”…뜨거운 여운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시즌2 제발”, “배우들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조합은 드물다”, “이준호는 강태풍 그 자체였다”, “여운이 오래 갈 것 같다”, “따뜻하고 묵직한 드라마였다” 등 다양한 반응을 남겼다. 종영 후에도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명장면·OST·대사 등이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한편 tvN은 ‘태풍상사’ 후속으로 ‘프로보노’를 편성했다. 매주 토·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 tvN 드라마 ‘태풍상사’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1회(10.11) 5.9%
-2회(10.12) 6.8%
-3회(10.18) 7.4%
-4회(10.19) 9.0%
-5회(10.25) 7.1%
-6회(10.26) 8.9%
-7회(11.01) 8.2%
-8회(11.02) 9.1%
-9회(11.08) 7.3%
-10회(11.09) 9.4%
-11회(11.15) 8.5%
-12회(11.16) 9.9%
-13회(11.22) 7.3%
-14회(11.23) 9.5%
-15회(11.29) 6.6%
-16회(11.30) 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