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그냥 텃밭인데…1200석 규모 대형 예술의전당, 서울 '이곳'에 또 생긴다
2025-12-0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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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남권 문화지도가 다시 그려진다?!
서울 영등포구가 두 개의 대형 문화 인프라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으며, 여의도에는 제2세종문화회관급 복합문화시설이, 문래동에는 1200석 규모의 문래 예술의전당이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문래 예술의전당 부지는 텃밭과 공터로 남아 있는 지역이지만, 2030년대 초반이면 서울 중심권 공연장과 견줄 수준의 문화시설로 전환되는 계획이 진행 중이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영등포구는 구립 문래 예술의전당 건립 사업이 서울시 투자심사를 최종 통과했다고 밝혔다. 여의도 공원 북단에 조성되는 제2세종문화회관 역시 별도 사업 절차가 진행 중이다. 두 시설이 완공되면 서울 서남권에서 공연·전시·창작·야외문화 활동까지 가능해지는 대규모 문화벨트가 형성된다. 독자들은 정확한 위치, 규모, 완공 시기, 어떤 공연을 볼 수 있는지 등을 가장 궁금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2세종문화회관, 여의도 공원 북단에 들어선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여의도동 2, 여의도공원 북단 위치에 조성되며 연면적 6만6천㎡ 규모로 계획돼 있다. 이는 기존 세종문화회관 본관과 비슷한 수준의 규모다. 내부 구성은 1800석 대공연장, 800석 중극장, 5870㎡ 전시장, 야외 잔디마당, 녹지공간 등으로 설계돼 있다. 여의도 일대에는 대형 공연장을 찾기 어려워 주민들이 뮤지컬이나 콘서트를 보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했고, 이 시설이 들어서면 영등포·마포·동작·서대문 등 주변 지역 전반의 문화 접근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금융·방송업 중심지인 여의도 특성상 직장인들의 문화 수요도 높아 이용률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문래 예술의전당’ 서울시 투자심사 통과…1200석 대공연장 포함
문래 예술의전당은 문래동 5가 55-6번지, 옛 문래 롯데백화점 터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며 방림방적이 기부채납한 공공부지를 활용해 조성된다. 현재는 텃밭과 공터로 남아 있는 공간이지만 총사업비 1823억 원을 투입해 지하 3층·지상 3층, 연면적 2만6074.7㎡ 규모로 개발된다.
시설 구성은 1200석 대공연장, 250석 소극장, 전시실, 영등포 창작실과 공유 작업실, 영등포문화재단과 영등포문화원 사무공간 등이다. 문래창작촌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창작·전시·공연이 연계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서울시 투자심사가 처음에는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가 10월 재심사에서 최종 통과된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기존 영등포구민회관과 영등포아트홀이 노후화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문제도 건립 필요성 판단에 포함됐다.
구민·예술인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나
문래 예술의전당이 완공되면 구민은 대형 공연장을 동네 인근에서 쉽게 이용하게 되고, 지역 예술인은 창작·연습·전시·커뮤니티 활동이 가능한 기반시설을 확보하게 된다. 1200석 규모 대공연장은 전국 투어 공연을 유치하기 충분한 수준으로, 유명 뮤지컬·콘서트·라이브 공연 등이 들어올 여지가 있다.
전시실과 공유 창작실은 문래창작촌 기반 예술인들과의 협업 구조 형성에 도움이 되며, 영등포 문화재단과 문화원이 같은 건물에 입주하는 구조는 예술·행정 기능을 한 곳에 모아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노후한 영등포구민회관이 담당하던 문화기능을 대체한다는 점에서 지역 문화 인프라의 안정성도 확보된다.
추진 일정…2031년 준공 목표

문래 예술의전당 초안에 따르면 2025년 12월부터 2026년 8월까지 타당성 조사와 건축 기획이 진행되고, 2026년 7월부터 9월까지 서울시 공공건축심의 절차를 거친다.
2026년 11월부터 2028년 9월까지 국제 설계공모와 기본·실시설계를 진행한 뒤, 2028년 10월 착공해 2031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2세종문화회관 역시 비슷한 시기에 설계·착공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두 시설이 2030년대 초반에 연속적으로 완성될 가능성이 높다.
관람객 유입은 어떻게 확보하나
대형 문화시설이 들어설 때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운영 안정성이다. 영등포구는 개관 초기부터 관람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국내 대형 공연 제작사와 사전 협력해 콘텐츠 라인업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 공연장과 소극장, 전시장, 창작실 기능이 한 공간 안에서 분업 구조를 만들 수 있어 개관 초기 프로그램 구성의 폭이 넓다는 점이 운영 전략의 핵심 요소다. 제2세종문화회관과 문래 예술의전당이 동시에 가동되면 공연·전시·창작·야외행사가 구분된 형태로 배치돼 다양한 콘텐츠를 한 지역 안에서 소화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영등포 문화도시 위상 강화될 것”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문래 예술의전당이 영등포 품격을 높이고 지역 예술인과 구민이 함께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등포구는 서울시에서 유일한 법정 문화도시임에도 대형 공연장과 전시시설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오랫동안 안고 있었고, 두 문화시설 조성은 이 한계를 해소하는 기반이 된다.
여의도와 문래, 영등포 일대는 향후 새로운 문화벨트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고, 1200석과 1800석을 포함한 대공연장이 어떤 콘텐츠를 실제로 유치하느냐가 지역사회 관심사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