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지나면 후회…집에 있으면 삼겹살 먹을 때마다 든든한 '반찬'

근대는 한겨울에 맛과 영양이 절정에 이르는 채소로, 12월이 되면 특히 더 향이 진하고 잎이 연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근대가 12월 제철로 꼽히는 이유는 낮은 기온에서 자랄수록 잎이 단단해지고 영양이 농축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추위를 견디며 자란 근대는 조직이 치밀해져 씹는 맛이 아삭하고, 특유의 풋내도 줄어들어 생으로 먹어도 부담이 없다. 여름철에 나는 근대는 수분이 많아 금방 시들지만, 겨울 근대는 수분이 과하게 빠지지 않아 보관이 용이하고 조리 시 식감 변형도 적다. 이런 특징 덕분에 12월 근대는 장아찌, 나물, 국거리 등 어떤 방식으로 조리해도 맛이 잘 살아난다.

영양 성분을 보면 겨울 근대가 왜 제철 채소로 손꼽히는지 금세 이해된다. 먼저 철분 함량이 풍부해 겨울철 피로감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칼슘과 마그네슘이 균형 있게 들어 있어 근육과 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비타민 A와 C가 듬뿍 들어 있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계절에 좋은 보호막 역할을 한다. 특히 근대 특유의 부드러운 식이섬유는 장 운동을 부드럽게 도와 겨울철에 자주 생기는 변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다채로운 영양 구성 덕분에 근대는 겨울 밥상에서 빠지기 어려운 기본 채소로 자리 잡았다.

효능 면에서도 근대는 제철일수록 빛이 난다. 겨울 근대는 항산화 성분이 높아 몸속 활성산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스트레스나 피로가 누적되기 쉬운 연말에는 체내 염증 수치가 높아질 수 있는데, 근대에 포함된 베타카로틴과 폴리페놀은 이러한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한다. 게다가 겨울철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 K가 풍부해 혈액 순환에도 도움이 되며, 몸을 지나치게 차게 하지 않는 성질을 가져 속을 편안하게 유지하는 데도 유리하다. 이런 효능 덕분에 겨울 근대는 나물로 데쳐 먹거나 국, 무침 등 다양하게 활용되며, 특히 오래 두고 먹을 장아찌 용도로 가장 빛을 발한다.

이 시기 근대로 만든 ‘근대장아찌’는 제철 풍미를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실속 반찬이다. 근대는 잎이 넓고 부드러워 절임 과정에서 양념이 빠르게 배어들고, 시간이 지나도 질겨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만들 때는 먼저 근대를 깨끗하게 씻어 숨이 살짝 죽을 정도로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그런 다음 간장, 식초, 설탕을 기본으로 한 절임물을 끓여 식힌 후 근대에 부어 하루 정도 숙성시키면 된다. 취향에 따라 고추나 마늘을 넣어 칼칼하게 만들 수도 있고, 단맛을 줄여 깔끔하게 만들 수도 있어 집집마다 특색을 살리기 좋다. 숙성 시간이 길어질수록 간장 맛이 근대 깊숙이 배어들면서 고기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게 된다.

근대장아찌가 뜨거운 고기 요리와 특히 잘 어울리는 이유는 지방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산미와 은근한 쓴맛 때문이다. 고기를 구워 먹을 때 입안이 기름기로 무거워질 수 있는데, 근대 특유의 단정한 향과 절임의 새콤한 맛이 이를 조화롭게 잡아준다. 고기 한 점에 근대장아찌 한 장을 곁들이면 느끼함이 사라지고, 밥맛까지 돋워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장아찌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 겨울철 내내 반찬 걱정을 덜어준다. 손님을 초대할 때에도 상 위에 한 접시 올려두면 색감이 예쁘고 맛도 좋아 곁들이 반찬으로 손색이 없다. 매번 새로운 반찬을 만들 필요 없이 간편하게 꺼내 쓰기 좋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결국 12월의 근대는 맛, 영양, 효능, 활용성 면에서 가장 빛나는 제철 채소다. 이때 만든 근대장아찌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실속 반찬이자 고기와 최고의 조합을 이루는 겨울 밥상의 숨은 주인공이다. 제철의 힘을 그대로 담아낼 수 있는 만큼, 지금 시기에 근대를 잘 활용해두면 한겨울 내내 풍성한 식탁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