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를 삼켰다'...지금 미국이 한국 대기업 '두산'을 찾는 이유

2025-12-0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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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혁명
데이터센터 전력난을 해결할 미래 기술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러온 전력 부족 사태가 한국 기업 '두산에너빌리티'에 거대한 기회가 되고 있다.

챗GPT 같은 AI가 똑똑해질수록 막대한 전기가 필요한데, 이를 감당할 발전소의 핵심 기계를 두산이 가장 잘 만들기 때문이다. 미국이 다시 원자력 발전소(원전)를 짓기 시작하면서, 독보적인 기술을 가진 두산에너빌리티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 AI 공부시키려면 전기가 밥... 태양광만으로는 부족해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전기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컴퓨터보다 수십 배 많은 전력을 24시간 내내 소비한다.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만으로는 24시간 가동되는 서버 전력을 감당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에 대한 유일한 대안으로 원자력 발전이 낙점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재 미국의 원자력 발전 용량을 4배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각종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인허가 절차를 단축해 신규 원전 건설을 장려하겠다는 의지다. 지난 40년간 멈춰있던 미국의 원전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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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부터 출하까지 한곳에서... 두산의 원스톱 기술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가 두산에너빌리티를 주목하는 이유는 독보적인 제조 역량 때문이다. 두산은 원전의 핵심 부품인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를 만드는 재료 생산부터, 기계를 조립하고 완성품을 배로 실어 보내는 과정까지 한 공장에서 모두 처리한다.

이는 마치 밀가루를 직접 빻고, 반죽을 하고, 빵을 구워 포장까지 한 가게에서 다 하는 것과 같다. 다른 회사들은 재료를 사 오거나 조립을 맡겨야 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두산은 이 과정을 한 번에 해결한다. 이 때문에 제품을 만드는 속도가 빠르고 품질 관리도 완벽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기술로 글로벌 최다 수준의 설비 공급 실적을 쌓았다. 사실상 전 세계 원전 시장의 제작소 역할을 하는 셈이다.

◆ 작은 원전(SMR)도, 비행기 엔진 같은 가스터빈도 우리가 만든다

원전뿐만 아니라 가스터빈 분야의 성과도 눈부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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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은 거대한 기존 원전을 레고 블록처럼 작게 만든 것이다. 덩치는 작지만, 더 안전하고 필요한 곳에 빨리 지을 수 있어 차세대 원전으로 불린다. 두산은 뉴스케일파워 등 세계 최고의 SMR 설계 기업들과 손잡고 생산 시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가스터빈 기술도 눈부시다. 가스터빈은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드는 엔진인데, 비행기 제트엔진과 원리가 비슷하다. 1,500°C 이상의 고온을 견뎌야 해 기계공학의 꽃으로 불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세계에서 5번째로 대형 가스터빈 독자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데이터센터의 비상 전력 및 자체 발전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납기 준수 능력과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회사는 북미 지역 데이터센터 개발사들과 추가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유튜브, 두산에너빌리티TV

◆ 쌓이는 주문, 커지는 공장... "두산의 시간은 이제 시작"

기술력이 입증되자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창고에는 이미 앞으로 2년 치 이상의 일감(수주 잔고)인 16조 원어치 주문이 쌓여 있다. 자회사를 초함한 올해 3분기까지 번 매출만 12조 원이 넘는다.

회사는 폭발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설비 투자에 나선다. SMR 전용 공장 신설 외에도 가스터빈 생산 능력을 기존 연 8기에서 2028년까지 연 12기 체제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원자력 및 가스터빈 사업에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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