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장동혁이 계엄 사과하면 말릴 것…민주당에 공격 빌미만 준다“

2025-12-0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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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도 시기와 방법이 있어…국민 어떻게 받아들일지 따져봐야”

대화를 나누는 장동혁(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 뉴스1
대화를 나누는 장동혁(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 뉴스1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과 요구가 분출되는 가운데, 당 내부에서는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3선 의원 출신의 중진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여론에 떠밀려 사과한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며 당 차원의 사과 요구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최고위원은 2일 밤 YTN라디오 '김준우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장동혁 대표가 비상계엄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별도 사과 성명서를 내겠다'고 한 것에 대해 "사과도 시기와 방법이 있고, 사과를 했을 때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등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략적 고려 없이 사과하면 "이재명 정권과 정청래의 민주당에 이용만 당할 뿐"이라며 "만약 장동혁 대표가 사과하겠다면 말릴 생각이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12월 3일이 됐다고 무슨 기념일 하듯이 사과하는 건 옳은 선택이 아니다"며 "사과도 사과받을 태세가 돼 있거나, 사과받을 상황이었을 때 해야 의미가 있지 '날짜가 됐으니까 사과하자', '사과하지 않으면 버림받을 것이다'는 단순 논리로 접근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이재명 민주당 정권은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몰아서 해체해 버리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상황상 사과할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즉 "특검으로 안 되니까 종합 특검, 더 센 특검, 슈퍼 특검을 만들려 하고 원하는 판결이 나오지 않을 것 같자 내란전담재판부를 만들어 인민재판 하겠다고 나오는 마당에 '우리가 잘못했습니다'고 사과하면 이재명 정권, 정청래 민주당에 공격당할 빌미만 준다"는 것.

이처럼 당내에서 사과 여부를 둘러싼 신중론과 강경론이 충돌하는 가운데, 지도부의 명확한 대응 부재는 당의 정치적 영향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취임 100일을 맞은 장동혁 대표가 비상계엄 관련 사과를 연일 회피하면서 국민의힘은 주요 현안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 수세에 몰리는 모습이다.

장 대표가 '집토끼 챙기기'를 명분으로 강성 세력 결집에 신경 쓰는 동안, 중도는 점점 더 국민의힘을 외면하고 있다. 대선 직후인 6월 둘째 주부터 11월 넷째 주까지 한국갤럽이 매주 진행한 정기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대체로 20%대 초중반에 머물렀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반년가량 앞둔 상황에서, 당내에서는 장 대표의 사과를 쇄신의 분기점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지방선거 재도전이 유력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사과해야 한다"며 당의 비상계엄 '대국민 사과' 필요성을 역설했다.

원내에서는 최형두·김용태·김재섭·박수민·박정하·박정훈·정성국 등 초·재선 의원이 계엄 1년 시점에 국민의힘에서 사과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 중 다수는 장 대표가 발표할 입장문에 '윤 어게인 세력', '부정선거 음모론'과의 절연을 포함한 당의 확실한 향후 기조가 담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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