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2일에… 홍라희, 장남 이재용에 '이것' 전량 다 주기로 결정

2025-12-0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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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의 지배력 강화, 어디까지 확대되나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전량을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증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자료사진. /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자료사진. / 뉴스1

삼성물산이 지난 2일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홍 명예관장은 자신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100%를 이 회장에게 넘기는 증여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일은 지난달 28일이며, 실제 증여가 이뤄지는 증여일은 내년 1월 2일로 명시됐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상단에 위치한 핵심 지분이 움직이는 만큼 재계에서는 증여 배경과 향후 구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0만 주 넘긴다…증여 규모만 4070억 원

이번 증여 대상 지분은 총 180만 8577주다. 계약 체결일 종가인 22만 5000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4070억 원 규모에 해당한다. 홍 명예관장은 증여 이후 삼성물산 지분을 단 한 주도 보유하지 않게 되며 지분율은 0%로 떨어진다. 반면 이 회장의 개인 지분율은 기존 19.93%에서 20.99%로 상승한다. 이 증여로 삼성물산 최대주주로서의 지배력은 이 회장 개인에게 더욱 집중된다.

삼성물산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회사로, 삼성생명을 지배하고 삼성생명은 다시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조를 갖는다. 따라서 이 회장이 추가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그룹 전체 지배력 강화와 직결된다. 이번 증여는 이 회장이 별도의 주식 매입 없이 지분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주가 변동, 대규모 매수 자금 소요 등 시장 부담 없이 지배력 강화를 이룬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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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세 2000억 원 이상…핵심은 ‘최대주주 할증’

증여 규모가 커지면서 이 회장이 부담해야 하는 증여세는 2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증여세는 과세표준 30억 원 초과 구간에서 최고세율 50%가 적용된다. 여기에 최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평가액이 20% 할증된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의 증여세 부담은 단순 계산보다 더 크게 산출된다.

이 회장은 그동안 상속세와 각종 금융비용을 배당금·주식담보대출 등으로 충당해 왔다. 삼성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마련한 경우는 없었다. 이번에도 집중 보유 중인 삼성물산·삼성전자 등 핵심 지분을 유지하기 위해 배당금과 금융권 대출을 조합하는 방식이 다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부분은 과거 사례와 시장 관행을 근거로 한 일반적 예상일 뿐, 구체적인 금융 조달 방식은 확인되지 않았다.

삼성 총수 일가 상속 구조 속 ‘마지막 단계’

이번 지분 이동은 고(故) 이건희 회장의 재산 상속 구조와도 이어진다. 이건희 회장의 약 25조 원 규모 주식 자산 가운데 홍 명예관장은 약 7조 원 상당을 상속받았다. 이재용 회장은 약 6조 4000억 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5조 8000억 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5조 2400억 원 규모를 각각 상속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이 지난달 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서 아들 이지호 소위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이 지난달 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서 아들 이지호 소위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뉴스1

총수 일가는 12조 원이 넘는 상속세를 연부연납 방식으로 분할 납부하고 있다. 홍 명예관장과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상속세 재원 확보를 위해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을 사용한 반면, 이 회장은 단 한 번도 삼성물산·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다. 이 지점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이 회장의 지배력 강화 전략이 일관되게 유지돼 왔다는 점을 보여준다.

홍 명예관장의 지분 전량 증여는 이러한 구도 속에서 사실상 ‘지배구조 정리의 마지막 단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다만 삼성 측이 증여 배경에 대한 별도 설명을 내놓지 않은 만큼 증여 이유를 특정 단어로 규정하는 것은 확인되지 않은 해석이 될 수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사실은 홍 명예관장의 지분이 모두 이 회장에게 넘어간다는 점과 지분율 변화뿐이다.

증여 계약일과 손자 임관식이 같은 날…우연 이상의 의미는 확인되지 않아

증여 계약이 체결된 지난달 28일은 이 회장의 장남 이지호 씨가 해군 소위로 임관한 날과 동일하다.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는 홍 명예관장, 이재용 회장, 이서현 사장이 참석했다. 일각에서 증여 계약일을 손자 임관식 날짜에 맞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공식적으로는 어떠한 연관성도 확인되지 않았다. 기업 공시는 계약 체결일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두 일정이 겹친 사실 외에 추가적인 의미를 단정할 수 없다.

'서학개미들 궁금해할 포인트 총정리!'. 기사 내용 토대로 제작한 자료사진.
'서학개미들 궁금해할 포인트 총정리!'. 기사 내용 토대로 제작한 자료사진.

서학개미들 궁금해할 포인트 총정리!

1. 이번 증여가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얼마나 바꾸는가? 이번 지분 이동으로 이 회장의 삼성물산 지배력이 강화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권 구조 자체가 새롭게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 지분율 상승폭은 약 1%포인트 수준이지만,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 지분이라는 상징성과 영향력은 크다.

2. 이 회장의 증여세 납부 방식이 무엇일까? 확인된 정보는 없지만 기존 사례를 고려하면 배당금과 담보대출 조합이 활용됐던 경험이 있다. 다만 이번 증여세 재원 조달 방안은 삼성 측이 밝히지 않았다.

3. 홍 명예관장이 지분을 전량 넘기는 이유는? 업계에서는 상속 구도 정리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으로 보는 시각이 있으나, 회사 측에서 증여 이유를 별도로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특정 사유를 공식화할 수 없다.

4. 삼성물산 주가나 시장 영향 여부는? 이번 거래는 공개 매수나 장내 매매가 아니고, 가족 간 증여 방식이기 때문에 시장 가격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는 구조는 아니다. 주가 변동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증여 자체가 매도·매수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즉각적 변동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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