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나한테 투자해”…일본 총리, 국제 공식 석상서 충격 발언한 사연
2025-12-0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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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으로 통하는 일본의 투자 러브콜
일본 도쿄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프라이어리티 아시아’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충격 발언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투자자들을 향해 대일 투자를 호소한 그는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의 대사를 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일 다카이치 총리는 연설로 공급망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인공지능(AI), 조선 등 전략 분야에서 민관 투자를 확대해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연설 말미에는 “사우디에서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캡틴 츠바사’, ‘원피스’, ‘귀멸의 칼날’ 등을 거론한 뒤, "‘진격의 거인’의 명대사를 빌려 연설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됐으니까 닥치고 전부 나한테 투자해”라는 의미의 대사를 영어로 인용하며 일본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주문했다.
그가 인용한 대사는 ‘진격의 거인’에서 재판을 받던 주인공이 거인들과 맞서기 위해 자신을 믿고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하는 장면에서 나왔다.
이번 발언은 사우디와 일본 간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일본에 대한 국부펀드·기관투자자의 관심을 끌어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행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이 후원했다.
FII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주도해 2017년부터 개최돼 온 국제 투자 행사로 ‘사막의 다보스’로 불린다. 올해는 10월 리야드 본행사에 이어 도쿄에서 지난달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이틀간 ‘프라이어리티 아시아’가 열렸다.
행사에는 손 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참석했다. 그는 10월 엔비디아 주식 58억 달러어치를 전량 매각한 배경을 두고 “단 한 주도 팔고 싶지 않았지만 오픈AI와 다른 프로젝트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울면서 팔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매각이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따른 결정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전략 산업과 공급망을 앞세워 걸프 지역 자본에 적극 구애하고 있다. 이는 문화 콘텐츠를 매개로 한 친근한 메시지와 구체적 투자 청사진을 병행해 투자자 신뢰를 확보하려는 행보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