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깨어 있었다”~12·3 내란 1년, ‘빛의 혁명’의 심장에 다시 모였다

2025-12-0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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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지자체·정치권 200여 명, 5·18광장서 ‘민관정 연대’ 자축…“사회대개혁으로 민주주의 완성”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1년 전, 불법 비상계엄이라는 헌정 유린의 어둠이 대한민국을 뒤덮었을 때, 가장 먼저 깨어나 가장 밝은 촛불을 들었던 광주. 그 위대한 ‘빛의 혁명’의 주역들이, 1년이 지난 오늘 다시 역사의 현장인 5·18민주광장에 모여, 민관정이 하나 되어 민주주의를 지켜냈던 위대한 승리의 역사를 기념하고 ‘더 단단한 민주주의’를 향한 새로운 연대를 다짐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3일 오전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빛의혁명 1년 광주공동체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광주광역시 제공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3일 오전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빛의혁명 1년 광주공동체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광주광역시 제공

#전국 유일의 ‘연석회의’, 민관정 협력의 새 모델

3일 열린 ‘빛의 혁명 1년, 광주공동체 기자회견’은, 단순한 기념식을 넘어 광주가 위기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민주주의의 역사를 써 내려갔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지난해 12월 3일, 불법 계엄이 선포되자마자 광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자체와 시의회, 시민단체, 5월 단체, 종교계까지 모두가 참여하는 ‘헌법수호 비상계엄 무효선언 연석회의’를 열었다. 이는 행정과 시민사회가 칸막이를 허물고, 오직 ‘민주주의 수호’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손을 맞잡은, 대한민국 역사상 유례없는 ‘민관정 협력 모델’로 평가받는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3일 오전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빛의혁명 1년 광주공동체 기자회견에 참석해 사회대개혁과 광주공동체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광주광역시 제공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3일 오전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빛의혁명 1년 광주공동체 기자회견에 참석해 사회대개혁과 광주공동체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광주광역시 제공

#“광장의 투쟁이 비정상을 바로 세웠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강기정 시장과 이정선 교육감을 비롯해 당시 투쟁에 나섰던 시민들과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등 각계각층의 시민 200여 명이 참석해, 지난 1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강기정 시장은 “계엄 당일 자정, 시민을 지키기 위해 시청으로 달려와 준 48명의 지도자들, 남태령 투쟁 현장에서 붕어빵을 나누며 연대했던 시민들의 모습은, 광주의 용기와 공동체 정신을 보여주는 감동의 기록”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광장의 투쟁이 비정상의 대한민국을 바로 세웠다”며 “이제 내란 세력을 완전히 종식시키고, 지방균형발전과 경제 회복을 통해 ‘부강한 광주’를 만드는 사회대전환의 길을 함께 걸어가자”고 호소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12월 정례조회에 참석해 12·3불법계엄 당시 광주시 대처를 설명하며, 빛의 혁명 1년을 되돌아보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12월 정례조회에 참석해 12·3불법계엄 당시 광주시 대처를 설명하며, 빛의 혁명 1년을 되돌아보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개혁 없으면, 내란은 반복된다”

시민사회를 대표해 발언에 나선 위경종 전 광주비상행동 사회개혁위원회 특별위원장은 “박근혜 탄핵 이후 지체된 개혁이 결국 내란 정권을 만들었다는 뼈아픈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란 세력을 발본색원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하는 헌법 개정 등 사회대개혁을 통해, 모두가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연대를 멈추지 말자”고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내란 세력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시민이 주체가 되는 헌법 개정을 요구하며, 5·18 정신 위에서 ‘빛의 혁명’을 완성해 나갈 것을 굳게 다짐했다.

1년 전 어둠을 밝혔던 광주의 촛불은, 이제 더 크고 단단한 민주주의를 향한 ‘희망의 횃불’이 되어 다시 타오르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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