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인종차별 주장하더니…당사자는 일탈 행위, 위원장은 대화 거부
2025-12-03 17:22
add remove print link
규정 위반한 주심, 단독 언론 인터뷰…협회는 침묵
전북 현대 모터스 소속 타노스 코치를 향해 인종차별 프레임을 씌운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건 당사자인 주심 김우성이 규정을 위반하고 단독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선 사실이 드러났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은 이에 대한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

K리그 이번 시즌 최대 논란은 전북 타노스 코치에게 강제로 인종차별 프레임을 씌운 사건이다. 지난달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하나 시티즌 경기에서 타노스 코치는 주심의 판정에 항의하며 주심을 향해 손가락으로 눈을 가리키는 행동을 보였다.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는 동양인의 작은 눈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로 여겨지는 눈 찢기 동작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입장문까지 발표하며 "본 행위는 심판 개인에 대한 모욕을 넘어, 축구계 전체의 윤리 및 인권 존중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판에 대한 인종차별적 언행은 단순한 개인 비하가 아니라, 한국프로축구의 품격과 공정성에 대한 도전이다. 한국프로연맹과 대한축구협회가 본 사건의 중대성을 깊이 인식하시어 엄정하고 신속한 조치를 취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전북은 좀 더 정확하게 판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의미로 어필하는 장면이었다며 인종차별은 절대 아니라고 반박했다.
축구 팬들도 인종차별이라 볼 수 없다며 타노스 코치를 대변했다. 실제로 해외 축구에서도 눈을 가리키는 행동은 "똑바로 판정하라"라는 뜻으로 흔히 쓰이곤 한다.
그러나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심판의 편을 들었다. 지난달 19일 상벌위를 열어 타노스 코치에 대한 출장정지 5경기와 제재금 2000만원의 징계를 결정했다.


이에 타노스 코치는 한국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저의 삶은 국적과 인종을 떠나 축구인으로서 안전하고 존중과 평화, 법 앞의 평등이 있는 곳에서 계속돼야 하기에 슬픈 마음을 안고 이번 시즌 종료 후 이곳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전북은 재심을 요청했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는 1일 이를 만장일치로 기각했다. 이사회는 상벌위원회의 기존 결정에 명백한 오류가 있거나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주심이었던 김우성 심판은 판정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2일 김우성 심판은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동양인이라면 다 느꼈을 것이다. 여기가 한국인지 어딘지도 좀 의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노스 코치의 사임 결정을 듣고 잘못한 행위를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다른 곳으로 가서 코치직을 이어가기 위해서 그렇게 사임한 것이 아닐까라고 받아들였다. 만약 그게 아니라고 한다면 끝까지 남아서 자기 입장을 말씀하고, 저랑 대화도 하고 그랬으면 좋았을 것 같았다"며 판정이 옳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문제는 김우성 심판의 인터뷰가 규정 위반이라는 점이다. 김우성 심판은 사전 승인 없이 인터뷰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KFA) 대회운영본부 심판운영팀 규정 제20조 심판의 의무 4항에는 사전 승인 없이는 경기 전후 판정과 관련된 일체의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을 의무라고 명시돼 있다.
KFA 관계자 역시 KFA 관계자는 "원래 심판과 미디어의 인터뷰는 KFA를 통해 진행되야아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번 건은 승인 받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김우성 심판은 홍보실에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였고 인터뷰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원고지 10매 분량에 달하는 장문의 답변을 내놓고 기사화될 줄 몰랐다는 해명은 협회 관계자조차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김우성 심판의 인터뷰는 지역 차별 논란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터뷰 도중 그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여기가 한국인지 어디인지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전북 팬들은 이를 지역 차별이라며 '인종 차별 프레임' 논리와 무엇이 다르냐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김우성 심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잘못 본 게 아니라 잘못한 겁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규정을 위반한 김우성 심판을 향해 어떤 징계가 내려질지 관심이 쏠린다. STN스포츠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 문진희 심판위원장은 계속해서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올 시즌 K리그는 끝없는 오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10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리그 오심은 지난해 28건에서 올해 79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인종차별 논란에는 신속히 대응했던 연맹과 심판 기구가 정작 심판 규정 위반 문제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비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