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서부권이냐”~전남 동부권 의원들, 공공기관 이전 ‘소외론’에 집단 반발

2025-12-04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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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때도 빈손, 2차마저…불균형 심화 용납 못해”…수협 등 해양·환경 기관 유치 ‘최적지’ 주장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1차 공공기관 이전 때도 단 한 곳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차 이전마저 또다시 동부권을 소외시킨다면, 이는 전남의 돌이킬 수 없는 분열을 초래할 것입니다.”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라남도의회 동부권 의원들이 “또다시 나주 혁신도시 중심의 ‘서부권 몰아주기’가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들은 “더 이상의 지역 편중은 용납할 수 없다”며, 동부권의 공정한 발전 기회 확보를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천명했다.

#“1차 때 빈손…제조업 침체까지 겹쳐”

이광일 전남도의회 부의장을 비롯한 동부권 의원 전원은 3일, 전남도 동부지역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중심의 공공기관 이전 논의는, 전남 내부의 극심한 불균형을 심화시킬 뿐”이라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나주 혁신도시는 이미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과 농생명 관련 기관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대형 연구시설과 AI 신산업마저 서부권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동부권은 1차 이전에서 단 한 곳의 공공기관도 유치하지 못한 채, 주력 산업인 제조업의 침체와 탄소중립이라는 산업 전환의 압박까지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2차 이전마저 동부권을 배제한다면, 지역 격차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협·환경공단, 동부권이 최적지”

동부권 의원들은 단순히 ‘소외론’만 제기한 것이 아니라, 동부권이야말로 이전 대상 기관들과 가장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이광일 부의장은 “연근해 어업과 수산 가공·유통의 중심지인 동부권에 수협중앙회, 한국어촌어항공단, 해양환경공단 등 해양·수산 기관을 이전하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여수국가산단과 광양제철소가 위치한 동부권은 한국지역난방공사나 환경·안전 관련 기관이 탄소중립 정책을 실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며, “여수·광양항은 한국공항공사 등 물류 관련 기관의 전략적 거점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공정한 발전 기회, 모든 역량 동원해 싸울 것”

동부권 의원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정부와 전라남도를 향해 ▲전남 동부권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지 공식 포함 ▲동부권 중심의 유치 전략 재수립 및 도민 공개 ▲해양·수산·석유화학·철강 관련 공공기관의 동부권 우선 이전 ▲이전 심사 과정에 지역 이해당사자 참여 의무화 등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광일 부의장은 “전남 내부의 균형발전과 국가정책의 실효성을 위해, 반드시 동부권이 이전 대상지에 포함되어야 한다”며, “공정한 발전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모든 정치·행정적 역량을 총동원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전남’이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동부권과 서부권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지혜로운 해법을 찾기 위한 전라남도의 책임 있는 결단이 시급해 보인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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