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에 '칼부림 예고'…경찰, 작성자 추적 중

2025-12-04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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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커칠 시위 약 1년 만에 공학 전환 수순

남녀공학 전환 방침이 결정된 동덕여대를 향해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이 올라왔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남아있는 시위 피해 책임 문제 / 연합뉴스
남아있는 시위 피해 책임 문제 / 연합뉴스

지난 3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오후 ‘동덕여대 칼부림 예고 글이 온라인에 게시됐다’는 신고를 받고 작성자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신고된 글에는 ‘학교에 갈 준비가 됐다’는 영어 문장과 함께 가방 안에 칼을 넣은 사진이 포함돼 있었다고 전해진다.

동덕여대는 이날 김명애 총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2029년부터 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학교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가 공학 전환을 권고한 지 하루 만의 결정이다.

김 총장은 입장문에서 “공론화위의 권고를 존중해 수용하고자 한다”며 “이행 시점은 현재 재학생이 졸업한 뒤인 2029년으로 잡아 입학 당시 기대했던 여자대학 환경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공론화위의 권고를 바탕으로 향후 구성원 설명회, 대학발전추진위원회, 교무위원회, 대학평의원회 등 여러 논의와 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방침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는 이달 중 이번 사안을 구성원들에게 자세히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동덕여대는 지난해 11월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의 학교 점거와 래커칠 시위 이후 약 1년 만에 공학 전환 수순을 밟게 된 상황이다.

다만 학생들은 이번 결정 과정에서 학교 구성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공학 전환에 대한 학생 의견을 묻는 총투표를 이날부터 진행 중이다.

동덕여대 총학생회 산하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는 총장 입장문 발표에 대해 “교육부와 국회 교육위원회 등 국가 기관의 조정을 요청해 학생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중운위는 학교 측에 5일까지 진행되는 학생 총투표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학생 총투표는 재학생의 50% 이상이 참여해야 개표가 가능하다.

일부 학생들은 동덕여대의 정관 변경을 허가하지 말아달라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교육부에 민원을 넣거나 정문 앞에서 공학 전환 반대 1인 시위를 벌였다.

유튜브, 연합뉴스TV

졸업생으로 구성된 동덕여대 민주동문회 소속 13명도 이날 백주년기념관 앞에서 ‘동문과 학생 의사 존중 없는 공학 전환 권고안 폐기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동덕여대 중앙 동아리 연합 ‘민주없는 민주동덕’은 래커 제거 행사가 열리는 4일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동안 교내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같은 시각 학교 측은 학생·교수·직원이 참여하는 래커 제거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학교는 지난달 26일부터 사설 경비업체를 투입해 본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남아 있는 4년제 여자대학은 동덕여대를 포함해 덕성·서울·성신·숙명·이화·광주여대 등 7곳이며, 배화여대와 숭의여대 등 전문대를 포함하면 총 14곳이라고 한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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