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진짜 '광기' 수준의 폭등... 천일고속 주가 장중 50만원 돌파
2025-12-04 09:20
add remove print link
2주 만에 13배 넘게 폭등

상한가 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 50만원까지 넘었다. 천일고속(000650)이 4일 장중 50만원대에 진입하며 역대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이날 오전 9시 9분 현재 천일고속은 전 거래일 대비 11만원(27.57%) 오른 50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 49만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장 초반부터 50만원을 뚫으며 10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갈 기세다.
천일고속은 지난달 19일부터 전날까지 거래 정지된 날을 제외하고 9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돼 지난달 26일과 이달 1일 거래가 정지됐음에도 재개 직후마다 상한가로 직행했다. 지난달 18일 3만7850원이었던 주가는 불과 2주 만에 13배 넘게 폭등했다.
거래대금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상승 랠리 시작 직전인 지난달 18일 거래대금은 757만8900원에 불과했으나, 전날 433억5039만3000원을 기록하며 약 5700배 급증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연일 순매수에 나서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천일고속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재개발 호재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서울시가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를 최고 60층 높이의 주상복합 빌딩으로 재개발하기 위해 신세계센트럴시티를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 복합개발과 관련해 신세계센트럴,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본격적인 사전 협상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개발 면적은 약 14만6260.4㎡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개발 계획안에 따르면 노후화한 경부·영동·호남선 고속버스터미널을 지하로 통합하고, 지상에는 60층 이상 규모의 현대식 건물이 들어선다.
천일고속은 지난해 말 기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16.67%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센트럴시티(70.49%)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다. 투자자들은 재개발이 진행될 경우 천일고속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며 매수에 나섰다.
증권가에서는 천일고속의 지분가치 상승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는 공시지가 기준으로만 1조원이 넘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일고속이 보유한 16.67% 지분의 가치는 약 16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를 발행주식수 142만9220주로 나누면 주당 약 11만원대의 잠재 자산 가치가 추가로 계산된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천일고속은 최근 5년 연속 영업손실을 낸 적자 기업이다. 올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377%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53억원의 영업손실과 4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천일고속의 2025년 3분기 기준 자산총계는 약 538억원, 부채총계는 약 426억원, 순자산은 약 113억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주당순자산가치(BPS)는 약 7900원 수준이다. 현재 주가는 BPS의 60배가 넘는 수준으로, 재개발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통 물량이 적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천일고속은 최대 주주가 전체 발행 주식 142만9220주의 85.74%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은 14%인 20만 주에 불과하다. 유동 주식이 적은 종목일수록 단기 수급이 몰릴 때 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구조다. 지난달 28일에는 하루 거래량이 29만 주에 달해 유통 주식 수를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기업의 실적과 펀더멘털을 고려해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개발 사업의 구체성이 아직 낮은 상황에서 현재 주가 상승은 기대 심리가 과도하게 반영된 측면이 있다는 평가다.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만큼 변동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