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넘었다더니…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1위' 오른 300억 한국 영화

2025-12-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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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106만 명 참패→넷플릭스 1위, OTT에서 이변 일으킨 한국영화

지난 7월 극장가에서 쓴맛을 본 300억대 대작 영화가 넷플릭스 공개 하루 만에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에 출연한 블랙핑크 지수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에 출연한 블랙핑크 지수 / 롯데엔터테인먼트

4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전날 공개된 '전지적 독자 시점'이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순위 1위를 차지했다. 2위 '악마가 이사왔다', 3위 '트롤의 습격2', 4위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우리들의 공룡일기', 5위 '체인소 맨 총집편'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는 극장 개봉 당시 참담한 성적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지난 7월 23일 개봉한 이 작품은 손익분기점인 600만 명에 한참 못 미치는 106만 관객만 동원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인기 웹소설 원작으로 기대 모았지만...혹평 이어지며 극장 흥행 실패

누적 조회수 20억 회를 돌파한 싱숑 작가의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제작비 312억 원을 투입한 대작이다. '더 테러 라이브', 'PMC: 더 벙커'를 연출한 김병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안효섭,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블랙핑크 지수 등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공개하며 기대를 모았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 첫날 12만 2491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지만, 첫 주말 누적 62만 명을 기록한 뒤 급격히 동력을 잃었다. 개봉 10일차에는 89만 명에 그쳐 '흥행 빨간불' 경고가 나왔고, 14일 만에 간신히 100만 명을 넘긴 뒤 사실상 극장 상영이 마무리됐다.

영화는 10년 넘게 연재된 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면서 시작된다.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가 소설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유상아(채수빈), 이현성(신승호), 정희원(나나), 이지혜(지수) 등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생존하며 세상을 구하기 위한 대장정을 나서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원작 팬들을 중심으로 혹평이 이어졌다. 김독자의 핵심 능력인 '결말을 미리 아는 능력'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고, 원작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각색이 비판의 이유가 됐다. 김독자 캐릭터가 나약하게 그려졌고, 원작의 독특한 설정들이 축소되거나 생략되면서 이야기의 깊이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속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속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원작을 모르는 일반 관객들 역시 복잡한 세계관과 캐릭터 관계에 대한 설명 부족으로 불친절함을 느꼈다. 결국 원작 팬과 일반 관객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또 영화의 전체 1500여 컷 중 1300여 컷이 CG로 구현됐지만, 완성도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기대에 못 미치는 아쉬운 CG로 몬스터 질감 구현과 캐릭터들의 스킬 발동 효과는 2025년 영화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혹평이 나왔다. 어색한 연기력이나 액션 장면에 대한 호불호도 갈렸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에 출연한 나나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에 출연한 나나 / 롯데엔터테인먼트

해외에서는 '파묘' 기록 경신...넷플릭스에서 재기할까?

국내에서는 혹평 속 흥행에 실패했으나 해외 팬들은 다른 반응을 보였다. 특히 대만에서는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과 '파묘'의 개봉일 기록을 넘어서며 흥행 청신호를 알렸다. 이후 개봉 5일간 대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홍콩에서도 개봉일 1위에 등극하며 첫 주 박스오피스 매출 310만 홍콩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2021년 이후 개봉한 한국 영화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북미, 독일 등 해외 113개국에 선판매되며 해외 시장에서는 체면을 살렸다.

'전지적 독자 시점' 주연 배우 이민호 / 롯데엔터테인먼트
'전지적 독자 시점' 주연 배우 이민호 / 롯데엔터테인먼트

국내 극장가에서는 외면 받았던 '전독시'는 이번 넷플릭스 공개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OTT 플랫폼 특성상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어 장기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제작사 측이 공개한 관람 포인트에 따르면, 영화는 김독자가 시나리오의 미션을 돌파하며 생존하는 과정을 통해 몰입감을 제공한다. 거대한 어룡이 동호대교를 덮치는 장면 등 압도적인 비주얼과, 각 캐릭터의 개성 있는 전투 스타일이 어우러진 액션도 강점으로 꼽혔다.

개봉 당시 엇갈린 평가를 받았던 이 영화가 이번 넷플릭스 공개를 통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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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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