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펑펑 틀어도 탄소는 '꼼짝 마'... 노원구, 전국 최초 '이 기계' 가동
2025-12-0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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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청 보일러실에 전국 지자체 최초로 탄소 포집 장치가 설치
서울 노원구청 보일러실에 전국 지자체 최초로 탄소 포집 장치가 설치됐다.
서울 노원구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청사 보일러에 이 기술을 도입해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이번에 설치된 기술의 정식 명칭은 '탄소 직접 포집(DAC)'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기후 위기를 막는 데 필요하다고 꼽은 미래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노원구는 스타트업 '라이셀', 그리고 '서울연구원'과 손을 잡았다.

탄소 포집 설비(Solid-C)는 보일러의 배출가스를 포집하기 위해 배관 연통에 직접 연결된다. 이 장치의 목표는 보일러가 내뿜는 배기가스 중 무려 90%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잡아내는 것이다. 수치로 환산하면 연간 약 11.1톤에 달한다. 이 무게가 감이 잘 오지 않을 수 있다. 30년 된 소나무 1.370그루가 1년 내내 쉼 없이 숨 쉬며 흡수해야 하는 엄청난 양이다. 기계 한 대가 작은 숲 하나의 역할을 대신하는 셈이다.
단순히 탄소를 가두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탄산칼슘'으로 다시 태어난다. 탄산칼슘은 시멘트나 종이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산업 원료다. 여기에 AI 기술을 접목해 실시간으로 얼마나 탄소가 잡히는지 꼼꼼하게 체크한다.

노원구는 현재 '100만 그루 나무 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땅에서는 진짜 나무를 심고, 지하 보일러실에서는 탄소 포집 장치를 심으며 입체적인 탄소 저감 작전을 펼치는 중이다. 이 외에도 건축, 수송, 에너지 등 분야별로 촘촘한 계획을 세워 탄소중립 선도 도시라는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이번 시도가 공공건축물 전체로 퍼져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