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가 절반 차지… 나날이 오르는 집값에 ‘이것’ 최악 기록했다
2025-12-0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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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양극화 심화
우리나라 순자산 불평등이 역대 가장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순자산(전체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값) 기준 상위 10%가 우리나라 전체 순자산의 절반 가까이 보유했다.

지난 4일 국가데이터처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자산은 전년 대비 4.9% 증가한 5억6678만 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에서 부채(9534만 원)를 뺀 평균 순자산은 4억7144만 원으로 전년 대비 5.0% 늘었다.
◈ 평균 자산 늘었지만… 양극화 심화
그러나 자산 양극화는 심해졌다. 소득 분위별로 살펴보면 자산이 가장 많은 10분위 가구가 전체 가구 자산의 46.1%를 차지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6%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3분위부터 9분위까지 점유율은 모두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다섯개 분위별로 나눠봐도 소득 상위 구간인 5분위 구간의 순자산 점유율은 전체의 47.3%를 차지해 지난해(46.0%)보다 1.3% 늘었다. 반면 △1분위(-0.6%) △2분위(-0.2%) △3분위(-0.4%) △4분위(-0.1%)의 점유율은 모두 줄었다. 상위 가구의 순자산 증가가 전체 순자산 증가를 견인한 셈이다.
순자산 보유액으로 보면 1분위 가구의 순자산만 1억4244만 원으로 4.9% 감소했고, 2분위 이상에서는 모두 증가했다. 특히 5분위 가구의 순자산은 11억1365만 원으로 전년보다 7.9% 늘었다.
이에 순자산의 불평등을 나타내는 순자산 지니계수도 0.625로 지난해 0.612보다 0.014 증가했다. 지니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정도가 심하다는 뜻으로, 이는 2012년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다.
지역별 가구당 자산 규모를 보면 서울이 8억3649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세종(7억5211만 원), 경기(6억8716만 원) 등이 평균을 웃돌았다. 지난해 3월 말 기준으로는 세종(7억6633만 원)이 서울(7억6173만 원)을 앞질렀으나, 1년 만에 다시 역전됐다. 전남은 3억6754만 원으로 전국에서 자산 규모가 가장 작았다.
◈ 치솟는 부동산 가격 영향
자산 불평등이 심각해진 것은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맞물린다. 김현기 국가데이터처 복지통계과장은 "순자산 지니계수 역대 최대로 올라간 것은 상위 계층이 보유한 부동산을 비롯한 실물자산이 많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말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자산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가운데, 부동산이 포함된 실물자산은 5.8% 늘어난 4억2988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자산에서 실물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0.6%포인트 오른 75.8%를 기록했다. 금융자산으로 분류되는 전월세 보증금 3730만 원(자산 대비 비중 6.6%)까지 더하면 전체 자산의 82.4%가 부동산에 몰려 있다.
연령대별 평균 자산은 50대가 6억6205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40대(6억2714만 원), 60세 이상(6억95만 원), 39세 이하(3억1498만 원) 등의 순이었다. 가구주 연령대가 높을수록 전체 자산 중 실물자산 비율도 높은 경향을 나타냈다.
◈ 가구주 고령일수록… 이것 비중 높아져
가구의 평균 부채는 9534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4.4% 증가했다. 금융부채가 6795만 원으로 2.4% 늘었고 임대보증금은 2739만 원으로 10.0% 늘었다. 임대보증금 증가율은 201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로 증가했다.
금융부채 중에서는 담보대출이 5565만 원으로 5.5% 늘어났지만, 신용대출은 833만 원으로 11.9% 줄었다. 부채를 보유한 가구 비율은 58.9%로, 지난해보다 1.8%p 감소했다.
소득 분위별로는 소득 1분위의 평균 부채가 1669만 원으로 15.5%, 2분위의 평균 부채가 4388만 원으로 5.1% 각각 감소했다. 반면 3분위(8059만 원)는 9.9%, 4분위(1억1256만 원)는 0.7%, 5분위(2억2286만 원)는 8.6% 각각 증가했다.
가구주가 40대인 가구의 평균 부채가 1억4325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50대(1억1044만 원), 39세 이하(9548만 원), 60세 이상(6504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가구주가 고령일수록 임대보증금 비중이 높아지는 특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