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줄기를 냉동 시키지 말고, 이렇게 보관하면 1년 내내 파랗습니다
2025-12-0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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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보다 식감 살리는 소금절임 보관법
무청은 잘만 보관하면 1년이 훌쩍 지나도 파랗고 아삭한 상태를 유지한다.
무의 줄기와 잎인 무청은 영양이 풍부하고 요리 활용도도 높지만, 보관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금세 누렇게 변하거나 마르고 질겨져 버린다. 특히 겨울철에 대량으로 구입한 무청을 오래 보관하고 싶다면 처음 손질과 저장 방식이 매우 중요하다. 무청을 파랗고 촉촉하게 유지하려면 단순히 냉동실에 넣어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수분과 공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핵심이다.

무청을 보관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깨끗한 세척이다. 흙이나 잔먼지가 남아 있으면 장기 보관 중에 부패가 시작되기 쉽다. 고무줄을 풀고 잎과 줄기를 흐르는 물에 흔들어 헹군 뒤, 옅은 소금물에 5분 정도 담가 두면 잔벌레나 묵은 때가 떨어져 더 안전하다. 다만 세척 후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물기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냉동 상태에서 얼음 결정이 생기면서 조직이 약해지고 해동 후 질감이 무너질 수 있다. 물기를 제거할 때는 세게 짜지 말고 키친타월로 톡톡 눌러 흡수시키는 방식이 가장 좋다.
두 번째 단계는 데치기다. 무청을 날것 그대로 냉동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갈색빛으로 변하기 쉽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짧은 데침 과정이 매우 효과적이다. 큰 냄비에 물을 끓이고 천일염을 한 줌 넣은 뒤 무청을 20초 정도만 데친다. 너무 오래 데치면 색이 누렇게 변하므로 짧게, 빠르게 넣었다 빼는 것이 중요하다. 데친 직후 얼음물에 담가 색을 고정시키면 선명한 초록빛이 그대로 유지된다.

이후 무청을 한 번 더 가볍게 짜서 물기를 뺀 뒤, 한 번 먹을 만큼의 양으로 나누어 비닐팩에 넣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닐팩 내부의 공기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다. 공기가 남아 있으면 산화가 진행되면서 색이 변하거나 마르는 원인이 된다. 집에 진공포장기가 없다면 빨대를 비닐팩 한쪽에 끼워 넣고 직접 공기를 빼는 방식도 충분히 효과적이다. 공기 제거 후는 납작하게 눌러 냉동실에 넣는다. 납작하게 만들어야 냉동과 해동이 빠르고, 맛 변질도 줄어든다.
무청을 파랗게 유지하며 1년 넘게 보관하는 또 다른 방법은 소금 절임 방식이다. 이 방법은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되며 냉동보다 해동 시 물러지는 현상이 적다. 준비한 깨끗한 무청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큰 용기에 넣고 굵은 소금을 골고루 뿌린다. 이어 차가운 물을 무청이 잠길 만큼 붓고 이틀 정도 실온에서 천천히 절인다. 이때 너무 따뜻한 곳에 두면 발효가 과하게 진행되므로 서늘한 공간이 좋다. 이틀이 지나 뽀얀 물이 올라오면 절임이 잘 된 것이다. 절임이 완료되면 용기를 냉장고로 옮기기만 하면 되는데, 이 상태로 둬도 반년은 기본이고 1년이 넘어도 파란빛과 신선함이 유지된다.
절임 무청은 냉동과 달리 바로 꺼내 사용해도 되고, 국이나 무침 등 다양한 요리에 넣기 좋다. 특히 된장국이나 시래기국처럼 오래 끓여야 하는 요리에서도 식감이 잘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절임 방식의 비결은 소금이 무청 섬유 사이를 보존해 색 변화를 막고 부패 속도를 늦추는 점에 있다. 짜지 않게 절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과한 소금 사용은 피해야 한다.

냉동과 절임 외에도 무청을 상자 보관으로 신선하게 유지하는 방법도 있다. 손질한 무청을 물기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에서 신문지로 감싸고, 상자에 한 겹씩 넣으며 사이사이를 키친타월로 구분한다. 이 상태로 베란다나 김치냉장고처럼 서늘하고 건조한 공간에 두면 한 달 이상 파랗게 유지된다. 다만 이 방법은 관리가 조금 더 필요하며, 장기 보관을 위해서는 냉동 또는 절임 방식이 훨씬 안전하다.
오래 보관한 무청을 사용할 때는 해동과 세척을 꼭 기억해야 한다. 냉동 무청은 상온 해동보다 냉장 해동이 색과 맛을 보존하는 데 더 유리하다. 절임 무청은 물에 살짝 헹궈 염도를 조절한 뒤 요리에 넣으면 정확한 맛을 낼 수 있다.
무청은 버려서는 안 되는 영양 식재료다. 겨울 한철에만 먹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보관 방법만 제대로 알면 사계절 내내 시래기국, 무청볶음, 나물무침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파랗고 촉촉한 상태를 유지한 무청은 요리의 맛을 훨씬 깊고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올겨울에는 무를 살 때 줄기와 잎까지 소중한 식재료로 여겨 장기 저장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조금만 손질해두면 1년 내내 활용할 수 있는 집밥 재료가 되어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