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졌지만, 광주FC 선수들은 울지 않았다~‘노란 물결’이 쓴 시민구단의 위대한 역사
2025-12-0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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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혈투 끝 코리아컵 준우승, 패배를 잊게 한 7천 팬들의 함성…광주FC, 새로운 전설의 서막을 열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연장전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을 때, 광주FC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120분간의 혈투 끝에 내준 통한의 결승골. 우승컵은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원정석은 침묵 대신 우렁찬 박수와 함성으로 가득 찼다. 비록 트로피는 놓쳤지만, 시민구단 광주FC는 이날 패배보다 더 위대한 역사를 썼다.
#서울 하늘 뒤덮은 7천의 ‘노란 함성’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 한쪽 스탠드는 온통 노란색으로 물들었다. 구단 역사상 최대 규모인 7,000여 명의 팬들이 광주에서부터 먼 길을 달려와 목이 터져라 팀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는 단순한 원정 응원이 아니었다. 시민구단의 기적 같은 행보에 시민 전체가 보내는 뜨거운 찬사이자, 광주 공동체의 자긍심 그 자체였다.
#‘헝그리 정신’으로 일군 아시아 8강, 그리고 결승
올 시즌 광주FC의 행보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K리그1 3년 연속 잔류라는 안정적인 기반 위에, 아시아 최고 무대인 ACLE에서 8강에 오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마침내 창단 이래 최초로 코리아컵 결승 무대까지 밟았다. 이정효 감독의 지휘 아래 똘똘 뭉친 선수들은 매 경기 끈끈한 조직력과 포기를 모르는 투혼으로 전국의 축구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시가 지핀 불씨, 선수가 피운 불꽃
이러한 기적의 뒤에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다. 광주시는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올해 111억 원을 지원하며 구단의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했다. 시가 지핀 불씨를,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포기하지 않는 투혼이라는 거대한 불꽃으로 피워낸 것이다. 시민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시의 든든한 지원, 그리고 선수들의 투지가 만들어낸 완벽한 삼위일체였다.
#패배를 넘어, 새로운 역사의 출발선
경기 후 구단주인 강기정 시장은 “이번 준우승은 패배가 아닌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라고 선언했다. 그의 말처럼, 이날의 아쉬움은 광주FC가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비록 우승컵은 다음으로 미뤘지만, 광주는 이날 시민과 선수, 그리고 도시가 하나 될 때 얼마나 위대한 이야기를 쓸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광주FC의 진짜 전설은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