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때는 평가원이 미웠다” 4수생의 도발 메시지에 돌아온 뜻밖의 답장

2025-12-0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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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성적 발표 직후 오간 대화

수능을 네 차례 치른 한 수험생이 평가원 공식 계정에 보낸 메시지와 이에 답한 평가원 직원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퍼지며 주목받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수능을 네 번 치른 수험생이 평가원 공식 계정에 보낸 DM(다이렉트 메시지)과 이에 대한 직원의 답장이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대화는 2026학년도 수능 성적이 통지된 지난 5일 평가원 공식 인스타그램으로 들어온 메시지에 홍보실 직원이 답장을 남기면서 시작됐고 이후 캡처 형태로 퍼졌다.

해당 누리꾼은 스스로를 4수생이라고 밝히며 “내 네 번의 수능은 그대에게 패배했지만 다섯 번째 도전은 이기고 말 것이오. 목 닦아 놓고 기다리길”이라는 문장을 보냈다. 네 번의 실패 끝에도 다시 수능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평가원을 향한 재치 섞인 표현으로 풀어낸 메시지였다.

직원은 이 글을 보고 자신의 과거 입시 경험을 꺼내 답했다. 그는 “저도 과거에 재수를 했고 당시 평가원이 죽도록 미웠다”며 시험을 치르던 시절의 좌절을 솔직하게 적었다. 이어 시간이 흐른 뒤 자신이 평가원 직원이 됐다는 사실을 전하며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취지로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은 힘드시더라도 이겨내시고 한 발 더 나아가시길 바란다. 꼭 건승하시길 기원한다”고 응원의 말을 남겼다.

수능을 네 번 치른 수험생이 평가원 공식 계정에 보낸 DM(다이렉트 메시지) / 온라인커뮤니티
수능을 네 번 치른 수험생이 평가원 공식 계정에 보낸 DM(다이렉트 메시지) / 온라인커뮤니티

짧은 DM이 공개되자 해당 대화는 온라인에서 빠르게 공유되며 관심을 모았다. 누리꾼들은 “진심이 느껴진다” “예상 못 했던 따뜻한 답장이다” “기관의 말이 아니라 같은 사람의 말 같았다”는 식의 반응을 이어가며 직원의 태도에 공감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개인의 경험을 꺼내 상대를 다독인 답장이 제도적인 언어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왔다는 평가도 나왔다. “어른이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위로와 격려 아니냐”는 댓글처럼 담담한 응원이 더 크게 와 닿았다는 반응이 있었고 수능에 대한 감정을 재치 있게 풀어낸 수험생의 메시지에도 “둘 다 멋지다” “저런 위트를 발휘한 정신력이 대단하다”는 응원이 뒤따랐다.

다만 이 답장은 평가원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직원 개인의 답변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평가원 관계자는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직원 개인이 안타까운 마음에 답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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