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대학생’ 넘어 ‘책 쓰는 대학생’으로~남부대, 폐교서 찾은 인문학의 미래

2025-12-0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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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해리’와 손잡고 ‘나만의 책 만들기’ 프로젝트 성료…“농사 짓듯 책 짓는 경험, 최고의 인문 교육”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단순히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쓰는 ‘수동적 인문학’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남부대학교 학생들이 20만 권의 장서로 둘러싸인 폐교에서, 자신만의 사유를 한 편의 글로 엮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책’을 만드는 특별한 여정을 마쳤다.

대학 캠퍼스의 경계를 넘어 지역의 독특한 인문 자원과 결합한 이번 프로젝트는, ‘읽기’를 넘어 ‘쓰기’로 나아가는 혁신적인 대학 교양교육의 미래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남부대학교 교양교육센터가 야심 차게 선보인 "사유의 숲 인문학 프로젝트: MY BOOK"이 바로 그 화제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글쓰기 강좌가 아니었다. ‘농사 짓듯 책을 짓는다’는 철학으로 폐교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전북 고창의 명소, ‘책마을해리’와 손잡고 기획부터 출판까지 ‘나만의 책’이 탄생하는 전 과정을 경험하는 통합적 인문학 여정이었다.

#온라인에서 폐교까지, 3단계의 ‘생각 짓기’

여정은 3단계에 걸쳐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온라인에서 ‘계절’이라는 키워드로 자신만의 글감을 찾는 것으로 시작해, 캠퍼스에서 열린 대면 워크숍을 통해 막연했던 생각의 실타래를 풀어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3회차, 학생들은 20만 권의 책으로 가득 찬 숲, ‘책마을해리’를 직접 찾았다. 동학평화도서관, 책숲시간의숲 등 책 냄새 가득한 이색적인 공간 속에서, 학생들은 지난 시간 동안 길어 올린 자신만의 이야기를 한 자 한 자 원고지에 채워나갔다. 책에 둘러싸인 특별한 환경은 학생들의 창작열에 불을 지폈고, 흩어져 있던 생각의 조각들은 마침내 한 권의 ‘책’이라는 형태로 완성됐다.

#“지역과 대학의 만남, 최고의 시너지”

김해미 교양교육센터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글감을 발견하고(Discover), 깊이 생각하고(Think), 쓰는(Write) 전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통합 교육 모델”이라며, “특히 ‘책마을해리’라는 독보적인 지역 인문 자산과의 협력이 학생들에게 잊을 수 없는 풍성한 경험을 선물했다”고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이대건 책마을해리 대표 역시 “젊은 대학생들이 계절의 변화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것이 실제 책이 되는 과정을 함께할 수 있어 매우 의미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인문학 자원이 대학 교육과 만나 젊은 세대에게 글쓰기와 출판의 가치를 전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나만의 책’ 넘어, ‘우리들의 이야기’로

남부대학교는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을 발판 삼아,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연계한 혁신적인 인문학 시리즈를 계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캠퍼스 담장을 넘어, 살아 숨 쉬는 현장에서 인문학을 체험하고 실천하는 새로운 교육 모델이, AI 시대에 인간 고유의 사유와 성찰 능력을 키우는 최고의 해법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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