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K-조선'…결국 '판 키웠다'는 우리나라 기업 정체

2025-12-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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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인도 타밀나두주에 조선소 건설 '급물살'

HD현대가 인도 현지에 초대형 조선소 건설을 추진하며 글로벌 생산 체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인도 타밀나두주, 신규 조선소 건설에 관한 배타적 업무협약 / HD현대
HD현대-인도 타밀나두주, 신규 조선소 건설에 관한 배타적 업무협약 / HD현대

HD현대는 현지 시각 7일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마두라이에서 타밀나두주 정부와 ‘신규 조선소 건설에 관한 배타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인도 정부는 세계 5위 조선·해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존 조선소의 증설과 신규 조선소 건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타밀나두, 구자라트, 안드라프라데시 등의 주가 신규 조선소 건설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 중 타밀나두주 정부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선소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인센티브 및 보조금 지원, 인프라 확충,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후보지로 거론되는 타밀나두주 투투쿠디 지역은 기온과 강수량 등이 HD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과 유사해 최적의 부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현대차,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인근 항만시설에도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어 향후 사업 확장 가능성도 높게 거론된다.

외신 등에 따르면 HD현대의 투자 규모는 약 20억 달러(약 2조 9천억 원)로 알려졌다. 다만 HD현대는 투자 규모와 방식 모두 미정이라며, 현지 주정부 등과의 추가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HD현대는 이달 초 인도 남부 도시 벵갈루루에서 인도 국방부 산하 국영기업 BEML과 ‘크레인 사업 협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BEML은 국방·항공우주 장비, 광산·건설 중장비, 철도·지하철 차량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벵갈루루와 콜라르 등 인도 남부 지역에 여러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HD현대는 설계·생산·품질 검증 등 크레인 제작 전 과정에서 BEML과 협력을 확대하며, 인도 내 항만 크레인 제조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인도 현지 조선소에 골리앗 크레인과 집 크레인까지 공급해 사업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인도는 조선산업에 대한 정부의 육성 의지가 강해 성장 가능성이 기대되는 시장”이라며, “인도와의 조선·해양 분야 협력을 지속 확대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는 이번 인도 거점 확보를 계기로 글로벌 분산 생산 체계를 더욱 고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한 해외 진출을 넘어 인도 조선·해양 산업의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려는 중장기 계획도 드러난다.

HD현대는 이미 베트남 닌푸옥, 필리핀 수비크 등 해외 조선소를 운영 중이며, 내년부터 본격 가동될 사우디아라비아의 킹살만 조선 산업단지까지 포함하면 해외에서만 연간 최대 60척의 선박을 건조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헌팅턴 잉걸스와 차세대 군수지원함 개발을 협력하고 있으며, 페루·인도에서는 국영 조선소와 함께 해군 함정·상륙함의 설계·기술·MRO를 포함한 패키지형 사업에도 참여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HD현대 조선 부문 계열사인 HD현대삼호는 올해 2월 인도 최대 국영 조선사 코친 조선소에 600톤급 골리앗 크레인을 성공적으로 납품했다. 지난 8월에는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HD현대에코비나를 인수하면서 크레인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한편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또한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한 접점을 늘리고 있다. 한화오션은 인도 힌두스탄 조선소를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삼성중공업도 인도 현지 조선소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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