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 등판 "조진웅이 지금은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

2025-12-0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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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보호처분 받은 이들에게 끝없이 기회를 줄 수 있길"

조진웅 / 뉴스1
조진웅 / 뉴스1
배우 조진웅이 청소년 시절 범죄 전력을 인정하고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류영재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판사가 소년법의 취지와 재사회화에 대한 의견을 잇따라 SNS에 올렸다.
류영재 판사 / 류 판사 페이스북
류영재 판사 / 류 판사 페이스북

류 판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소년재판은 비공개한다. 소년보호처분은 전과로 보지 않는다. 미성년자의 재사회화는 사회의 책무이자 약속이기에 그렇다"며 "배우 조진웅이 자신의 죄를 얼마나 사죄하고 반성했는지, 그 후 죄짓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왔는지, 즉 지금은 어떤 사람인지, 중요한 건 이쪽일 것 같다"고 적었다. 조진웅이 청소년 시절 저지른 죄를 파헤치는 행위를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류 판사는 이날 다시 올린 게시물에선 "자신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게 될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자기조절을 능숙하게 하지 못하고 타인의 반응을 왜곡하여 인지하는 바람에 터무니없이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아이들도 많다"고 했다.

그는 "이런 아이들에게 폭력은 나쁜 거라고, 이러저러한 행동은 상대에게 끔찍한 고통을 안기는 범죄라고 반복해서 말해도 쉽게 교정되지 않는다. 올바른 인지든, 자기조절이든, 타인의 고통에 대한 충분한 상상과 공감이든, 다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을 끊임없이 가르치고 감독한다"고 했다.

류 판사는 "다만 아이들을 가르치고 감독하기만 하지는 않는다. 질기게 믿는다. 너희들은 성숙해질 거라고"라며 "성숙함이 한 번에 탑재되는 것이 아니고, 24시간 감독이 불가능하기에, 결국 아이들이 미성숙한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한다"고 했다.

그는 "범죄를 그냥 면책시키진 않는다. 이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가르치고, 사죄를 시키고, 반성하게 하고, 책임도 지게 한다. 동시에 아이들을 믿고 아이들에게 희망을 준다"며 "너희들이 사죄하고 반성하고 책임지는 과정을 거치며 성숙해지면, 사회로 나아가 꿈을 펼칠 수 있을 거라고, 성숙해질 것이고 또 살아나갈 수 있을 거라고 한다"고 했다.

류 판사는 "이 모든 걸 하는 게 어른들의 책임이고 공동체의 역량이다"라며 "조진웅의 은퇴는 조진웅의 결단이니 존중한다. 다만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아이들을 우리 사회가 질기게 믿고 그들에게 끝없이 기회를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진웅의 청소년 시절 범죄를 두고 논란이 이는 것을 계기로 삼아 소년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셈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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