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쌍둥이 아빠는 목숨 잃었는데... 만취 운전자가 법정에서 뱉은 한마디
2025-12-1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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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유족 “누구도 이런 고통을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
만취한 채 차량을 몰아 쌍둥이 예비 아빠를 숨지게 한 50대 운전자가 재판에서 "부양할 가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건 피해자 이종희 씨의 아내 A씨는 현재 본인이 임신 16주 차라며 내년 5월 출산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 10월 7일 밤 9시쯤 경기도 양주에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고 걸어서 귀가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다.
A씨는 갑작스러웠던 사건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그날 밤에 친구들이랑 남편이 약속이 있었는데 남편 휴대전화로 전화가 왔다. '이제 집에 갈 거다'라고 말하는 전화인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A씨가 전화를 받자마자 들린 건 이 씨의 목소리가 아니라 119구급대원의 목소리였다. 그는 "(구급대원이) '지금 남편이 심정지로 병원으로 이송 중인 상태다'라고 하더라. (남편) 친구들이 장난치는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내 임신 소식에 기뻐했던 이 씨는 경기도 양주 한 인도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가해자는 만취한 채 식당에서 나와 차를 몰았고, 결국 700~800m를 질주하다 사고를 냈다. 이 충격으로 차량 앞부분은 크게 찌그러졌고 이 씨는 크게 다쳤다. 사고 직후 경찰이 가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했을 때 면허취소(0.08%) 수준보다 2배 높은 0.222% 수준이었다. 가해자는 경찰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해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유족은 “첫 재판에서 처음으로 가해자 얼굴을 봤는데 무표정이었고 ‘죄송하다’라는 짧은 말뿐이었다. 가해자 측으로부터 ‘부양할 가족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라며 “예비 아빠의 목숨을 앗아가 놓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기가 막혔다"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가해자 변호인이 법정에서 '피해자 측에 충분히 사과를 못했으니 시간을 좀 달라'고 했는데, 이것도 다 감형을 노린 것으로 보여 괘씸하다"라고 밝혔다.
A씨는 “(가해자는) 다친 곳이 한 군데도 없이 멀쩡하다. 더 화가 났다. 제 뱃속에 있는 아이들은 아예 아빠 얼굴도 못 보고 남편도 애들 얼굴도 못 보고 갔다”라면서 울먹였다. 남편의 얼굴과 이름을 밝힌 것에 대해선 “누구도 이런 고통을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