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대작 꺾었다…공개 전인데 벌써 ‘1위’ 찍어버린 넷플릭스 한국 영화

2025-12-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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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물에 잠기는 순간, 인류의 마지막 희망은?
700억 드라마를 누른 넷플릭스 재난 영화의 정체

공개도 전에 시청 의향만으로 700억 대작을 꺾고 정상에 오른 넷플릭스 한국 영화가 등장했다.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스틸컷 / 넷플릭스 코리아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스틸컷 / 넷플릭스 코리아

OTT 시장에서 쟁쟁한 신작들이 줄줄이 대기 중인 가운데, 한 작품이 디즈니+ 700억 원대 초대형 드라마까지 누르고 “먼저 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장 많이 사로잡은 것이다. 주인공은 오는 19일 전 세계 동시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김병우 감독)다.

11일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2025년 12월 2주 차 OTT K-오리지널 콘텐츠 시청자 평가 리포트’에 따르면, 넷플릭스 공개 예정작 ‘대홍수’는 시청의향률 17%를 기록하며 전체 1위에 올랐다. 작품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한 인지율도 30%로, 특히 남성층을 중심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아직 예고편과 일부 스틸만 공개됐을 뿐인데도, 실제 서비스 시작 전에 이미 “제일 먼저 보고 싶은 작품”으로 꼽힌 셈이다.

'대홍수' 김다미 등장신 / 넷플릭스 코리아
'대홍수' 김다미 등장신 / 넷플릭스 코리아

‘대홍수’ 뒤를 잇는 경쟁작 면면도 만만치 않다. 디즈니+가 제작비 약 700억 원을 투입해 야심 차게 준비 중인 드라마 ‘메이드 인 코리아’가 시청의향률 6%로 2위에 이름을 올렸고, 넷플릭스 드라마 ‘캐셔로’와 지니 TV 드라마 ‘아이돌아이’가 각각 4%로 그 뒤를 이었다. 티빙의 ‘빌런즈’도 3%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자리했다. 드라마·영화 가리지 않고 글로벌 플랫폼들의 대형 K-콘텐츠가 줄줄이 포진한 가운데서도, 유일한 영화 작품인 ‘대홍수’가 압도적인 격차로 1위에 오른 점이 눈에 띈다.

‘대홍수’에 대한 기대감이 유난히 뜨거운 이유는 소재와 스케일, 그리고 제작진의 이력 때문이다. 영화는 지구 최후의 날을 배경으로, 기록적인 홍수가 순식간에 도시를 집어삼키는 상황에서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안에 고립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다. 재난 영화에 SF적 상상력을 더해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둘러싼 선택의 순간을 밀도 있게 풀어내겠다는 게 영화의 기획 의도다.

'대홍수' 박해수 스틸 / 넷플릭스 코리아
'대홍수' 박해수 스틸 / 넷플릭스 코리아

연출은 ‘더 테러 라이브’, ‘PMC: 더 벙커’ 등으로 극한 상황 속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해온 김병우 감독이 맡았다. 신인 감독상 4관왕에 오를 만큼 연출력을 인정받은 그는 이번 작품에서 “멋진 기술 구현보다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지점이었다”고 밝히며, 거대한 재난 속에서도 감정의 파동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배우 라인업도 풍성하다. 인공지능 연구원 안나 역을 맡은 김다미는 종말의 위기 속에서 인류의 미래를 짊어진 과학자이자 한 아이의 엄마라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연기한다. 공개된 스틸 속 안나가 아들 자인(권은성 분)을 껴안고 있는 모습은 감당하기 힘든 현실 앞에서도 아이를 지키려는 강인한 의지를 고스란히 전한다. 김다미는 “안나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캐릭터의 성장과 내면을 세밀하게 담아내겠다고 예고했다.

아이를 꼭 껴안는 김다미 / 넷플릭스 코리아
아이를 꼭 껴안는 김다미 / 넷플릭스 코리아

박해수는 인력보안팀 요원 희조로 분한다. 무전을 통해 상황을 보고하고 주변을 예의주시하며 이동하는 그의 모습은 언제 어디서든 긴장을 놓지 않는 인물의 면모를 드러낸다. 안나를 구출해 인류를 지켜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임무를 부여받고 물에 잠긴 아파트로 투입되는 희조는, 영화 속에서 가장 강렬한 액션과 긴장감을 책임질 캐릭터다. 박해수는 “사설 용병 같은 강인함을 구현하고 싶었다”며, 끝까지 임무를 수행하려는 인물의 집요함을 강조했다.

반면 아직 닥친 재난의 실체를 모른 채 엄마에게 직접 그린 그림을 내밀고 해맑게 웃는 자인의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아이의 순수함과 대비되는 거대한 재난 상황이 영화가 전달하려는 정서적 울림을 한층 끌어올린다.

‘대홍수’의 또 다른 핵심은 공간이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아파트’라는 생활 공간이 순식간에 물에 잠기는 설정은 현실적인 공포감을 직격으로 건드린다.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집이 단숨에 생존을 위협하는 감옥이 되는 순간, 관객은 자연스럽게 스크린 안으로 빨려 들어가 재난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김병우 감독은 이러한 압박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영화의 전반과 후반의 촬영 콘셉트를 달리 가져갔다. 전반부에는 롱테이크 등으로 인물과 관객이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후반부에는 보다 속도감 있는 컷 전환과 스펙터클한 장면들로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넷플릭스 신작 '대홍수' 시청의향률 1위  / 넷플릭스 코리아
넷플릭스 신작 '대홍수' 시청의향률 1위 / 넷플릭스 코리아

시각효과(VFX) 역시 ‘대홍수’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제작진은 거대한 물의 움직임을 사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오랜 시간 반복 작업을 거쳤다. 차오르는 물과 부서지는 가구, 출입구를 막아버리는 파도 등 세밀한 물 표현이 마치 눈앞에서 재난이 벌어지는 것 같은 스펙터클을 선사한다. 하지만 감독은 “기술 자체보다 그 안에서 인물의 감정이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가 중요했다”고 강조하며 재난과 인간 드라마의 균형을 맞추려 했다.

유튜브, Netflix Korea 넷플릭스 코리아

이미 공개된 예고편과 사진만으로도 반응은 뜨겁다. 온라인에서는 “때깔 좋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블록버스터 버전 같다”, “김다미 연기 미쳤다”, “예고편만 봐도 숨이 턱 막힌다”, “넷플릭스에 해수 형 나오면 일단 믿고 본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재난 영화 같다”는 등 기대 섞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입소문이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서의 높은 시청의향률로 이어지며, ‘대홍수’는 공개 전부터 700억 대작을 제치고 가장 주목받는 K-영화로 부상했다.

'대홍수' 김다미 스틸컷 / 넷플릭스 코리아
'대홍수' 김다미 스틸컷 / 넷플릭스 코리아

OTT 플랫폼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요즘, 공개도 되기 전에 시청의향률 1위를 차지했다는 건 그만큼 ‘보고 싶은 이유’가 확실하다는 방증이다. 익숙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거대한 재난, 인류의 미래를 둘러싼 선택의 드라마, 김다미·박해수의 열연과 김병우 감독의 밀도 높은 연출이 맞물린 넷플릭스 한국 영화 ‘대홍수’가 과연 기대만큼의 ‘대형 한 방’을 터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작품은 오는 1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 앞에 첫선을 보인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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