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유명 해변에서 총기 난사로 12명 사망, 용감한 시민 있었다
2025-12-1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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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가득한 해변서 10분간의 악몽
하누카 행사 앞둔 본다이, 반유대주의 표적 범죄 의혹
호주 시드니의 상징적인 해변인 본다이 비치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은 평온한 관광지를 한순간에 참혹한 현장으로 바꾸며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현지 시각으로 14일 오후, 수많은 관광객과 시민이 오가던 시드니 동부 본다이 비치 중심가에서 총성이 울렸다. 해변과 상점, 식당이 밀집한 지역에서 벌어진 무차별 총격은 불과 10여 분 만에 다수의 사상자를 냈고,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은 즉각 현장을 통제하고 용의자를 체포했지만, 사건의 충격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특정 종교 행사를 겨냥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긴장감은 더 커지고 있다.

◆ 평온한 관광지에서 벌어진 10분간의 공포
사건은 이날 오후 6시 40분쯤 본다이 비치 중심가 캠벨 퍼레이드 인근에서 발생했다. 무장한 용의자 2명이 총기를 꺼내 들고 약 10여 분 동안 무차별적으로 발포했다. 이 시간대는 해가 지기 직전으로, 해변과 인근 상점가에 사람이 가장 많은 때였다. 목격자들은 최소 50발 이상의 총성이 연속적으로 들렸다고 증언했으며, 총성이 울리자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해변과 거리 곳곳에서 달아나기 시작했다. 일부는 근처 식당과 건물 안으로 몸을 숨기며 공포의 시간을 버텼다.
◆ 사망자 최소 10명…부상자 더 늘어날 가능성
뉴사우스웨일스주 당국에 따르면 이번 총격으로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10명 이상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망자 중 1명은 총격범으로 추정되며, 다른 한 명의 용의자는 중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은 부상자들도 있어 인명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현장을 봉쇄하고 추가 위험 요소가 없는지 수색을 이어갔다.

◆ 시민의 용기, SNS에 퍼진 제압 장면
혼란 속에서도 한 시민의 행동이 주목을 받았다. 소셜미디어에는 한 남성이 총격 용의자에게 달려들어 헤드록을 걸고 몸싸움을 벌인 뒤 총기를 빼앗는 영상이 확산됐다. 그는 빼앗은 총을 용의자에게 겨누며 추가 피해를 막았고, 무장 해제된 용의자는 결국 현장을 떠났다. 이 장면은 공포 속에서도 용기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전 세계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었다.
◆ 하누카 행사 앞둔 시점, 표적 범죄 의혹
사건 현장 인근에서는 유대인 명절인 하누카 행사가 열릴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공격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호주 유대인 협회 측은 이번 사건이 하누카 행사를 겨냥한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스라엘 외무장관 역시 최근 호주 사회에서 확산된 반유대주의 분위기를 언급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호주 당국은 특정 집단을 노린 범죄인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단정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 호주 정부 “깊은 애도”…도시 전체에 남은 상흔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성명을 통해 본다이 비치에서 벌어진 참혹한 사건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경찰과 구조대가 인명 구조와 현장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들에게 경찰의 지시에 따라 안전을 확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세계적인 관광 명소에서 발생한 이번 총기 난사는 호주 사회에 큰 상처를 남겼고, 공공 안전과 증오 범죄에 대한 논의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