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늦은 황당한 경찰 압수수색... 그 사이 '파쇄기 소리' 들렸다

2025-12-1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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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전재수 의원실에 대비할 시간 줬나

경찰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정치권 불법 지원 의혹에 대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 뉴스1
경찰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정치권 불법 지원 의혹에 대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 뉴스1

15일 오전 9시, 경찰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국회 의원회관에 도착했다. 전 전 장관 의원실을 압수수색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압수수색이 2시간 20분이 지난 뒤에야 시작된 것. 그사이 의원실 안에서 파쇄기 작동음 같은 기계음이 들렸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이날 통일교 로비 의혹과 관련해 전 장관의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사팀이 의원회관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9시쯤이다.

문제는 의원실에 수사 인력이 들어가 PC 내 파일 등을 확보하는 작업이 이뤄진 건 오전 11시 20분쯤이었다는 점이다. 압수수색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뜬 지 한참 지난 뒤였다.

압수수색이 지연된 건 국회라는 장소의 특수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원회관 등에 수사 인력이 들어갈 때는 관례상 국회의장에게 먼저 알리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의원실 압수수색이 다소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무려 2시간 20분 이상이나 늦어진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시간 동안 변호인 등 강제수사에 대비하는 인력이 현장에 도착했다. 의원실 바깥에서 대기하던 일부 취재진은 내부에서 기계 장치가 작동되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 취재진은 종이 파쇄기를 돌리는 소리 같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느린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찰은 지난 8월 이춘석 무소속 의원의 주식 차명거래 의혹을 수사할 당시에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 의원의 자택은 주말에, 의원회관 사무실은 월요일에 각각 압수수색했다. 이 때문에 이 의원에게 대비할 시간을 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실제로 당시 취재진은 의원실 앞 폐품 더미에서 보좌관의 이름, 영문 이니셜 등이 적힌 수첩을 발견하기도 했다. 취재진이 이를 경찰 관계자에게 전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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