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아까워 하지 마세요...냉동하면 안 되는 고기는 분명 있습니다
2025-12-1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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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금지 고기, 언제까지 신선함을 지킬 수 있을까?
구이용·국거리·내장류, 냉동하면 정말 망가질까?
냉동하면 오히려 맛과 식감이 망가져 다시는 제맛을 되찾기 어려운 고기는 분명히 존재하며, 이를 모르고 보관하면 고기를 버리는 것과 다름없다.
고기를 오래 두고 먹기 위해 냉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모든 고기가 냉동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특히 수분 함량과 조직 구조가 섬세한 부위는 얼었다 녹는 과정에서 육즙이 빠져나가고 섬유가 망가진다. 겉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조리해 보면 질기거나 퍽퍽해지는 이유다. 국거리, 구이용, 특수 부위처럼 용도에 따라 냉동을 피해야 할 고기는 확연히 나뉜다.
국거리 고기부터 살펴보면, 냉동을 피해야 할 대표적인 부위는 양지와 사태 중에서도 결이 고운 부위다. 이 고기들은 장시간 끓이며 육즙과 콜라겐이 서서히 국물로 녹아들어야 제맛이 난다. 하지만 냉동을 하면 고기 내부의 수분이 얼며 세포벽을 파괴하고, 해동 과정에서 육즙이 빠져나온다. 그 결과 국물 맛은 얕아지고 고기는 푸석해진다. 특히 얇게 썰린 국거리용 소고기는 냉동 후 해동 시 핏물이 과도하게 빠져 국물에 잡내를 남길 가능성도 커진다. 구이용 고기는 냉동에 가장 취약하다.

삼겹살, 목살처럼 지방과 살코기가 층을 이루는 부위는 냉동과 해동을 거치면 지방이 산화되기 쉽다. 겉은 구워지는데 속은 퍽퍽하고, 특유의 고소한 향 대신 냉동 냄새가 올라온다. 한우 등심이나 채끝처럼 마블링이 중요한 부위도 마찬가지다. 냉동 과정에서 지방 결정이 깨지면 고기를 구울 때 육즙이 지켜지지 않는다. 결국 불판 위에서는 물만 흘러나오고, 씹는 맛은 현저히 떨어진다.
불고기용 고기 역시 냉동에 약하다. 불고기용은 얇게 썰려 있어 표면적이 넓다. 이 상태로 냉동하면 공기와 닿는 면이 많아져 산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해동할 때는 수분 손실이 커져 양념을 해도 고기가 양념을 머금지 못한다. 볶아도 부드럽지 않고, 양념만 타버리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절대 냉동을 피해야 할 고기 중 하나는 내장류다. 곱창, 대창, 막창, 간, 천엽 등은 신선도가 맛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냉동하면 조직이 쉽게 무너지고 특유의 탄력과 고소함이 사라진다. 해동 후 조리하면 잡내가 강해지고, 씹는 질감이 고무처럼 변한다. 내장류는 구매 당일 손질해 바로 조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닭고기 중에서도 냉동을 피해야 할 부위가 있다. 닭가슴살은 상대적으로 냉동에 강하지만, 닭안심이나 닭다리살처럼 수분이 많은 부위는 냉동 후 해동하면 결이 쉽게 풀린다. 특히 백숙이나 닭곰탕용으로 쓰는 생닭은 냉동하면 국물 맛이 현저히 떨어진다. 뼈와 살 사이에서 빠져나온 수분이 국물의 깊이를 빼앗기 때문이다. 반대로 냉동이 비교적 괜찮은 고기도 있다. 장시간 조림이나 찜으로 사용하는 덩어리 고기, 양념을 충분히 할 예정인 고기, 이미 다진 고기는 냉동 영향을 덜 받는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밀봉과 냉동 속도가 중요하다. 느린 냉동은 고기를 더 망가뜨린다. 고기를 냉동할지 말지는 결국 요리 방법에서 결정된다. 빠르게 구워 육즙과 식감을 즐기는 고기, 국물 맛의 깊이가 중요한 고기는 냉동을 피하는 것이 맞다. 냉동은 만능이 아니다. 고기의 쓰임을 먼저 생각하고 보관을 결정하는 것, 그것이 고기를 가장 맛있게 먹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