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 장벽 높다'는 미국 해군 MRO 시장…한국 기업이 뚫었습니다(정체)

2025-12-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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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중공업, 미국 해군 함정 MRO 사업 첫 수주 쾌거
‘USNS 어밀리아 에어하트’함 중간 정비 맡아

HJ중공업이 미국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AI 이미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AI 이미지

HJ중공업은 15일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와 해상수송사령부 소속 4만 톤급 건화물 및 탄약 운반선 'USNS 어밀리아 에어하트'함의 중간 정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내 중형 조선사 가운데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밀리아 에어하트함은 미 항공모함과 전투함 등 주력 함정에 최대 6,000톤의 탄약·식량·화물과 2,400톤의 연료를 보급하는 군수지원함으로 지난 2008년 취역했다. 길이 210m, 너비 32m로 20노트(37㎞/h) 속도로 운항할 수 있다. 미국의 인권 운동가이자 여성 최초로 대서양 횡단비행에 성공한 어밀리아 에어하트의 이름을 땄다.

HJ중공업의 이번 MRO 사업 계약은 미 해군 MRO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MRO는 함정의 생애주기에 걸쳐 다양한 고부가가치 유지·보수·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까다로운 미 해군 규정과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지만, 그만큼 수익성도 높다.

최근 한-미 간 마스가(MASGA·다시 미국 조선업을 위대하게) 프로젝트와 함께 미국 국방부의 지역 기반 지속 지원 프레임워크(RSF) 정책 도입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 방산 협력 기조가 확산되면서 국내 방산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HJ중공업은 특수선 건조 및 정비 분야에서 축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해외 MRO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올해 들어 MRO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주한 미 해군 사령관,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 현장 실사단, 미 상무부 부차관보 등이 잇달아 부산 영도 조선소를 찾아 시설, 장비, 보안 상태와 기술력 등을 직접 확인한 바 있다.

HJ중공업은 1937년 설립된 국내 1호 조선소로, 1974년 국내 최초 해양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이후 최신예 함정 건조와 MRO 사업, 군수 지원체계 사업 등을 수행하며 1,200척이 넘는 함정 건조·지원 실적을 쌓아온 경험과 기술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HJ중공업은 내년 1월부터 부산 영도 조선소 안벽에서 본격적인 정비 작업에 착수한 뒤, 선체 및 주요 시스템 점검과 수리, 부품 교체 및 도장 작업 등 정비를 마치고 내년 3월 말쯤 미 해군에 함정을 인도할 예정이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는 “이번 계약 체결로 회사의 정비 역량과 기술력, 계약 이행 능력 등 MRO 사업의 핵심 경쟁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됐다”며 “50여 년간 함정 전문 방위산업체로서 쌓아온 기술력과 인프라를 토대로 미 해군이 요청한 납기와 품질을 충족시켜 신뢰를 쌓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HJ중공업은 ‘2025 한국해양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해양대상은 한국 해양·해운·조선 산업 발전에 기여한 단체와 개인의 업적과 공로를 기리기 위해 2022년 제정된 상으로,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HJ중공업은 해기협 회원 투표에서 4개 후보사 중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최종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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