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남은 무를 '프라이팬'에 쫙 깔아보세요…온 가족이 젓가락 들고 달려 옵니다

2025-12-1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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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무 구이, 속 편한 겨울 건강식

겨울이 되면 식탁에 자주 오르는 채소가 있다. 바로 무다. 놀라운 건, 무도 '구이'로 즐길 수 있다는 거다.

무를 굽는다는 발상, 왜 겨울에 더 잘 어울릴까 국에 넣어도 좋고, 조림이나 생채로 먹어도 맛이 깊다.

한국적인 사찰 음식을 만들어 유명해져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에도 출연하는 선재스님 역시 언 무 구이를 유튜브 영상에서 소개한 바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그런데 이 겨울 무를 아예 불에 구워 먹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은 아직 낯설다. 이름도 단순하다. 무 구이다. 조리법은 간단하지만, 맛과 영양은 생각보다 꽤 인상적이다.

무 구이가 흥미로운 이유는 조리 과정에서 무의 성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생무는 아삭하고 매운맛이 있지만, 불에 닿는 순간 수분이 서서히 빠지면서 단맛이 올라온다. 겨울 무는 기온이 낮을수록 당분을 많이 축적해 자라는데, 이 당분이 열을 만나면 캐러멜화되면서 고구마처럼 달큰한 풍미를 낸다. 그래서 아무 양념 없이 구워도 맛이 밋밋하지 않다.

무에는 소화를 돕는 효소와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특히 겨울철 기름진 음식이나 고기 섭취가 잦을 때 무를 함께 먹으면 속이 한결 편안해진다. 구이로 조리하면 생으로 먹을 때보다 위에 자극이 적어 속이 약한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따뜻한 성질로 바뀌어 겨울철 몸을 데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유튜브 'KBS 다큐'
유튜브 'KBS 다큐'

실패 없이 맛있게 굽는 법, 이것만은 지켜야 한다. 너무 얇으면 수분이 금세 날아가 질겨지고, 너무 두꺼우면 속까지 익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두께로 썰어주는 것이 적당하다. 껍질은 영양이 풍부해 가급적 벗기지 않고 깨끗이 씻어 사용하는 게 좋다.

조리 방법은 어렵지 않다. 프라이팬이나 오븐, 에어프라이어 모두 가능하다. 팬에 구울 경우 약한 불에서 천천히 익히는 것이 핵심이다. 처음부터 센 불을 쓰면 겉만 타고 속은 설익는다. 기름은 아주 소량만 사용해도 충분하다. 무 자체에서 수분이 나오기 때문에 눌어붙을 걱정도 크지 않다.

양념은 최소한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소금 한 꼬집만으로도 무의 단맛이 살아난다. 여기에 올리브유를 살짝 두르거나, 마지막에 간장을 몇 방울 떨어뜨리면 풍미가 달라진다. 버터를 조금 얹어 마무리하면 아이들도 잘 먹는 메뉴가 된다. 고기 반찬의 곁들임으로도 손색이 없다.

유튜브 'KBS 다큐'
유튜브 'KBS 다큐'

무 구이는 활용 범위도 넓다. 그대로 반찬으로 먹어도 좋고, 샐러드 위에 올리거나 파스타 토핑으로 써도 어색하지 않다. 된장이나 고추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구운 채소 특유의 고소함이 배가된다. 고기를 줄이고 싶은 날, 무 구이는 훌륭한 대안이 된다.

보관 중인 무가 애매하게 남았을 때도 무 구이는 유용하다. 무청은 이미 다른 요리에 쓰고 몸통만 남았을 때, 국이나 조림이 부담스럽다면 구이가 가장 간단한 선택이다. 냉장고 속에서 오래 보관해 수분이 조금 빠진 무일수록 구웠을 때 단맛이 더 진해진다.

겨울 무는 흔해서 오히려 가볍게 여겨지기 쉽다. 하지만 조리법 하나만 바꿔도 전혀 다른 음식이 된다. 무 구이는 재료의 계절성을 가장 잘 살리는 방식이다. 특별한 기술도, 복잡한 양념도 필요 없다. 이번 겨울, 무를 썰어 불 위에 올려보자. 평범한 채소가 이렇게 달고 깊은 맛을 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다.

유튜브, KBS 다큐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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