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업무보고 생중계는 공무원 모욕하는 예능쇼"

2025-12-1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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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작정하고 정부 업무보고 생중계 비판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정안전부(경찰청, 소방청)·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정안전부(경찰청, 소방청)·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최초로 추진 중인 정부 업무보고 생중계를 국민의힘이 작심 비판했다. 정부 업무보고가 공무원과 공공기관장을 공개적으로 모욕하는 장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장동혁 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이 대통령의 환단고기 발언 논란을 겨냥해 "즉흥적인 실언이라 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 역사를 자신들의 시각에 맞춰 다시 쓰려는 역사 왜곡의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스스로 ‘환빠’라고 선언했다. 뒤늦게 대통령실 등에서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지만 대통령의 주장은 너무나 명확했다"며 "환단고기를 문헌 사료로 인정하라는 것이고, 이미 사이비 역사로 판명된 환단고기를 고대 역사로 연구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술 더 떠서 역사를 어떤 시각으로 볼지 근본적 입장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유사 역사학과 정통 역사학을 같은 수준에 올려놓고 단지 관점의 차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더 나아가 소위 민족사관 추종 학자들을 앞세워 역사학계 주류를 교체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정안전부(경찰청, 소방청)·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정안전부(경찰청, 소방청)·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은 경기지사 시절 허성관 전 장관을 경기연구원장에 임명한 바 있다. 허 전 장관은 유사 역사학을 신봉하며 동북아역사재단 해체를 주장하는 인물"이라며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칭송했던 이덕일은 환단고기를 진짜라고 주장하며 정통 역사학을 식민사학이라고 공격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직전 전국 역사단체협의회라는 시민단체와 정책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정통 역사학을 부정하고 사이비 역사를 주장해 역사학계의 비판을 받는 단체"라며 "이재명 정권과 유사 역사학의 역사 왜곡 카르텔이자 중국의 동북공정 못지않은 이재명식 역사 공정"이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얼마 전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박진경 대령 국가유공자 지정 취소를 지시했다. 남로당의 지령을 받은 암살자의 주장을 근거로 이미 국가가 인정한 과거사까지 뒤집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바른 역사 지키기 TF를 출범시켜 이재명 정권의 역사 왜곡 시도를 막아내겠다. 권력이 학문을 겁박하고 가짜가 진짜를 밀어내는 반지성적 역사 왜곡을 단호히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최근 이 대통령이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국민의힘 출신인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질타한 것과 관련해 "어제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이 사장을 상대로 ‘SNS 글을 내려라’, ‘이 대통령에게 사과하라’라고 명령하듯이 독재 치하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그런 행태를 보였다"며 "정작 사과해야 할 사람은 이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민주당은 인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의 생방송 업무 보고회, 이른바 공공기관장 잡도리쇼가 한창"이라며 "많은 국민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기대했던 것은 대통령이 말한 대로 넷플릭스보다 재미있는 볼거리보다는 대선 공약과 국정 과제를 어떻게 구현해 나갈 것인지, 대통령이 장관 및 고위 공무원들과 토론하는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실상은 취임한 지 1년도 안 된 대통령이 세상만사 모든 부처 업무를 다 알고 있는 신이 돼서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장에게 즉석 퀴즈를 내고, 못 맞히면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조롱하는 예능 프로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양 최고위원은 "전 정부에서 임명된 정치인 출신 기관장을 폄훼하거나 야권에서 추진하는 정책을 깔아뭉개는 정치의 장으로 만들었다"며 "그나마 각 부처 업무의 핵심을 다루면 좋으련만 본인의 호기심이나 기호에 따라 사소한 것을 크게 키우고 중요한 사안을 별것 아니게 만드는 침소봉대, 봉대침소가 넘친다"고 꼬집었다.

이어 "공직 기강이나 정직함을 강조할 때는 실소가 나온다. 얼마 전 대통령실의 인사청탁, 현지 누나, 훈식이 형 사태도 쉬쉬 대충 넘어갔던 대통령의 그 말에 누가 가르침을 얻겠느냐"며 "특히 어제 인천공항공사 사장의 해명을 비난한 것은 자가당착이다. 소신 있게 틀린 건 틀렸다고 말한 것을 공개 잡도리한 것인데, 소신을 지키고 당당하게 할 말 하고 때로는 항명도 하라는 것이 윤석열 정부 시절 민주당의 공무원 지침 아니었나"고 반문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연일 대통령 공개 업무보고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부적절한 발언 논란도 있었지만 국정운영 과정을 국민 앞에 공개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장점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통령이 다음 국회 대정부 질의에 직접 출석해 보는 것은 어떤가. 행정부 수장으로서 국회로부터 정부 운영 전반에 대해 질의를 직접 받아보는 것도 국정 투명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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